'지식인'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포탈 싸이트 네이*에서 사용하면서 누구나 '지식인'이 되어버린 - 물통이 사용하면서 개나소나 아무나 '보통사람'이 될 수 있었듯이 orz;;
그렇게 조금 변질(?) 되었지만, 한 때는 그야말로 '배움의 길이 깊어 남들보다 많이 깨우친 사람'이라는 의미의 진짜 지식인이었다.

왜, 요따우 얘기로 글의 서두를 시작하는고 허니...

우리의 험난했던 근대사에서 대중은 말 그대로 우매하기 마련이다. 통제되는 정보하에서 얻어지는 결론이란 진실에 근접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이며, 배고품 위에 던져지는 쌀 한 됫빡이 진실과 정의보다도 더 가치 있(게 여겨지)던 시절에 놓인 배고픈 서민의 선택이란게 어쩔 수 없는 탓이다.

막말로, 나같은 무지렁뱅이가 일제시대에 태어났다면, 알사탕 주는 일본 순사의 앞잡이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유신시대였다면 정권의 순한 양이 되어 내 아부지를 빨갱이로 신고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는거다.
그렇기에, 통제된 정보하에서 옳바른 판단을 해 낼 수 있는 '지식인'이야말로 나같은 우매한 대중을 해뜨는 나라 바른 길로 인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길도 있단다" 라고 알려주는 중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그 '지식인'이라는 작자들이 권력에 야합하여 무지렁뱅이들을 속여먹고 진실을 외곡하는 처사를 용서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리라)다.  아마도 생계형 친일이냐, 권력형 친일이냐 따지는 논리가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겠지...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현 시대를 사는 우리는 저런 복잡한 시대를 이미 지나왔다. 내가 어리석게 행동하더라도 국가의 안녕에 크게 지장이 없는, 피 흘리며 진실을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조금은 가까워진 것이다. 참말로 다행이다.
그러니 '지식인' 선생들 께서도 무식한 나한테 위합감 주지 마시고 조용히 전공분야 연구에 매진;; (이건 아닌가? -.,-;;)



본론인 영화얘기로 들어가서...
United 93은 911테러 당시 공중납치된 4대의 비행기 중 워싱턴을 타킷으로 비행하다 펜실베니아 생크빌에 추락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사의 비행기 편명이다. 그리고 그 비행기 안에서 희생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처럼 그려진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문제는 2003년 9월 11일에 공중 납치된 4대의 비행기가 만들어 낸 사건 - 세계무역센터와 부속건물이 내려앉고 펜타곤에 구멍이 뚫리며 수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낸 그 911사건이 여전히 많은 의혹을 남기고 있다라는 점이다. 저 UA 93 비행기가 공중납치되어 '국회의사당을 목표로 워싱턴DC로 비행하려 했지만 승객들의 희생과 용기로 인해 샌디에이고에 추락했다'라는 사실 마저도 추측에 불과한 것이지 실제는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이 비행기가 워싱턴에 떨어져서 수많은 희생자를 냈어야만 '진실'로 받아들이겠다는 얘기는 아니며, 그 희생을 폄훼할 마음 역시 없다. 다만 실제로 펜타곤에 직격하고 폭발한 항공기, 무역센터의 옆면을 파고든 두 대의 비행기 마져 많은 의문을 남긴채 풀리지 않는 질문으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 영화가 만들어진 탓이다.

그리고 그것에 관한 '진실'이 중요한 이유는 그 희생이 또다른 희생을 부른 전쟁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911테러는 누가 보더라도 경악스런 테러임에 분명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폭력으로 인한 희생에 정당성이 되어서는 않된다. 이 시각은 물론 미국인의 입장이라면, 자국민의 희생에 대한 얘기라면 상황이 달라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감정에 대한 호소일 뿐, 진실을 가려내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영화 United 93은 이 희생에 대해 감정적으로 선동하려하지 않으며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 애씀으로해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처럼 보인다. 한 편의 잘 만든 다큐멘터리 같다는 느낌이다. 문제는 이 영화의 위험성이 이 '다큐멘터리 같다'라는데 있다고 본다.

이 영화는 지독히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어서 모든것을 진실로 믿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승객을 영웅으로 만들지 않음으로 해서, 아랍인을 사악한 싸이코로 그리지 않음으로 해서 ... 그들의 적대감이 일반화 되어 버리는 그런 느낌.  이러저러한 복잡한 생각들 때문에 그들의 희생에 아무런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그것이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에서 적은 문장을 조금 수정해야겠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현 시대를 사는 우리는 저런 복잡한 시대를 (이미) 지나왔다. 수 많은 서로다른 진실과 정의로 어지럽다. 그래서 나에겐 여전히 '지식인'이 필요하다. 이것이 진실이지 아닌지는 알 수 없을 때, 또 다른 의문을 가질 수 있도록...




ps. 이 영화의 제목을 <플라이트 93>으로 개봉한 것은 플라이트가 유나이티드보다 한 자 적어서 일까, 아니면 이념적 논쟁이 되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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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대마왕 2006/09/19 01:07 수정/삭제/ 댓글

    플라이트로 된 이유는 그냥 전에 '플라이트 플랜'과 '나이트 플라이트'란 영화가 개봉했기때문 -_-
    플라이트란 단어로 비행기테러 정도란 걸 별다른 설명없이 암시하기 위해서입니다.

  2. BlogIcon 대마왕 2006/09/19 01:12 수정/삭제/ 댓글

    음.. 3000명이 넘게 희생 된 테러를 '감정에 호소'와 비교 하는 건 좀 무리가 있네요.
    그건 명백히 전쟁 도발이죠.
    반대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그런 테러를 당한다치고 그럼 우리는 그에 따른 희생으로
    전쟁을 벌이지 말아야 할까요.
    해적선이 국내선원들 납치했는데 돈 주고 협상해서 데려온 것도 열받는데
    그 큰 테러를 당하고도 묵인(또는 용서, 화해 등등)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만 쳐도 그렇게 하면 다음날 일본이 독도에 일장기 꼽겠죠.
    음..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KAL기 추락사고도 왠지 비슷한 케이스네요 -_-




    • BlogIcon zapzap 2006/09/19 13:39 수정/삭제

      9.11이 나라 대 나라의 일이었남? 아프간이 사주한 일이었어? 9.11.잇고나서 미국이 아프간부터 조졌잖아? 맞지? 왜 일본의 예를 드는지 이해가 안되네?

    • BlogIcon 대마왕 2006/09/19 14:35 수정/삭제

      미국의 전쟁을 지지하지는 않았구요
      테러에 관한 이야기를 한겁니다.
      일본을 얘로 든 거는 국가 입장에서 대응을 제대로 못하면
      인근 나라가 우습게 본다는 이야기죠.

    • BlogIcon akgun 2006/09/19 15:08 수정/삭제

      zapzap// 왜 흥분을 하고 그러세요. 부시가 여럿 망쳐놨어!!

      대마왕// 테러임에는 분명해. 어디까지나 희생된 개인들의 관점에서는 테러임에 분명하다는데 동의해.
      근데 국가 전체가 다른 국가를 테러국으로 몰아서 또 다른 희생을 만들어 내기엔 부족함이 있다는 거지. 아니 부족한 채로 다른 사건을 이미 벌렸다 라는게 문제. 그것이 비록 테러의 진범에 대한 벌이 아니고, 대량 살상무기 제거와 평화라는 이름 하에서 였지만.
      상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무력을 사용해야한다는 데에 동의하지 못하겠다. 물론, 네 얘기의 '적절한 대응'이 꼭 무력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 BlogIcon zapzap 2006/09/19 15:33 수정/삭제

      아니, 내가 어디가 망가졌다는 거여?!! 난 멀쩡해!! 아니 내가 뭘 봐서 망가져~~ 피부도, 주름도 10대 때랑 똑 같거덩?!

    • BlogIcon akgun 2006/09/19 17:46 수정/삭제

      zapzap// 고등학생이 성인영화 걸린 극장을 자유롭게 출입했다는 게 자랑은 아니잖아? 우리가 십대도 아니고, 그걸 부러워 하겠냐고요~

  3. BlogIcon akgun 2006/09/19 03:08 수정/삭제/ 댓글

    대마왕// 오~ 플라이트에 그런 심오한 뜻이??

    의혹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그 핵심 세력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라는 것을 간과해서 생기는 문제다.
    물론, 개인에게 휘둘러진 폭력의 출발이 어디냐를 따지는 것이 두드려 맞은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거야 개인사니까. 누구는 관용을 베풀겠고 누구는 증오로 칼을 뽑기도 하겠지. 다만, 그 진실만은 희생자가 아닌 제 3자들도 정확히 알 필요가 생기는데, 그것은 희생자에 대한 애도가 아니라 또다른 가해행위의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일 뿐이다.
    아랍, 이란, 이라크... 팔레스타인... 그들이 테러의 핵심이라고 판단하는 것에 근거가 없지는 않지만
    911이 과연 그 논점에 합당한가 라는 것은 의문이란 말이지.
    영화에도 표현되듯이 과연 그 거대한 사건이 벌어지는 시각에 미국이란 거대 군수 국가에 출격할 공격용 비행기가 겨우 두 대 뿐이었다라는 것이, 몽땅 해상 훈련 중이었다, 라는 것이 아무런 의혹도 되지 않는것인지. 영화는 그 사실에 전혀 주목하지 않지. 그 테러리스트들이 그 모든것을 파악하고 사전에 준비했던 것인지....

    나로써는 희생에 애도하는 심정으로 영화를 볼 수 없었다. 그것이 그 희생자들을 애도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니까.

    • BlogIcon 대마왕 2006/09/19 10:08 수정/삭제

      영화 자체를 떠나서 9..11이 자국에 대한 테러는 아니라고 보는데요.
      몇 가지 의문이 나왔고 몇가지 의문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그 걸 가지고 자국에 대한 테러가 아니냐고 하는 것은
      너무 억측아닌가요. 어떤 극우 패트리어트가 어떤 선에서
      눈감아주고 넘겼다면 모를까 개똘츄 부시 정부가 주측이 되서
      일으킨 테러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전투기는 항공국의 서류인가가 떨어지지 않아서
      발이 묶인 것이고 그로인해 지금은 관련 법이 개정된 상태입니다.
      비행기가 무기로 쓰일 경우 모조건 쫓아가서 요격하도록 말이죠.

    • BlogIcon akgun 2006/09/19 14:34 수정/삭제

      대마왕// 아침부터 정신 쏙 빠진다. 아이구 정신없어

      가늠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 내 생각에는 배후가 누구다라고 확정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물론, 현재 정서상 대립하고 있는 미국의 주적(?)은 아랍권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 북한도 가끔 그 목록에 포함시키려 하지 - 그렇게 쉽게 단정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911테러는 내가 그랬쏘! 하는 방송들이 여전히 터져 나오지. 그런데 남아 있는 의문은 단순히 '전혀 그럴리 없다' 라는 믿음 하에 의문인 채로 남겨두고 확증되지 않은 아랍권 국가를 진범으로 모는 것은 엄연히 오류지.
      미국도, 아랍권 국가들도 마찮가지. 지나치게 미국이란 나라에 믿음을 가질 이유도 없는 거니까.
      쉽게 생각해서 항공기 두대가 들이 받는다고 멀쩡하던 건물 세 개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걸 납득하지 못하는 것 뿐이랄까. 이건 상식적으로 쫌 그래. 도심 한 가운데에 있는 십여층짜리 건물 철거도 훨씬 복잡한 기술을 요구하는데. 꼭데기 부분에 항공기가 들어받았다고 아래로 사그러진다는 건...
      그래서, 나는 '의혹에 관한' 다큐가 더 감정이입이 된다. 라는 것 뿐.

      서류문제로 출격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동해상에서 훈련 중인 전투기 얘기가 빽으로 깔리지 않던가. 여하튼 여러모로 군사력의 증대에 힘을 실어준 - 더 이상 키울 군사력이 아니니 소모를 위한 전쟁의 타당성에 힘이 된 거겠지만 - 사건이 된거지.

  4. BlogIcon 대마왕 2006/09/19 16:16 수정/삭제/ 댓글

    시리아나도 함 보세염.

  5. BlogIcon akgun 2006/09/19 17:56 수정/삭제/ 댓글

    대마왕// 어쩐지 애로영화 제목이 생각;;
    구해서 함 봐야겠다. (애로영화 말고!)

  6. 썬짱 2006/09/23 01:32 수정/삭제/ 댓글

    이런말을 첫 리플로 남기게 되서 좀 쌩뚱맞지만.....

    역시 어딜가도 리플이 잼있군요..^^;;;;;
    어느세 대마왕선배와의 리플을 파고들며 보고있었다는..

    어쨌든.. 전쟁이건 테러건.. 너무 슬퍼용...;ㅅ;
    젠장.. 결국엔 아픔만 남을것을..

  7. BlogIcon akgun 2006/09/23 16:25 수정/삭제/ 댓글

    썬짱// 안녕하세요, 된소리를 좋아하실 듯한 썬짱님.
    첫 리플부터 '본문이 재미없다!'라는 다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셔서 놀랐습니다.
    거기다가, "꺄악~ 강동원 오빠! 너무 좋아요. 이나영 언니 싸인 쫌;;~!" 스러운 멘트까지.

    그나마 테러 얘기로 주인장의 안위를 걱정해 주시나 했더니 범 지구적인 멘트셨군요. -.,-;;
    리플읽고...결국엔 아픔만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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