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사랑. 이틀의 사랑.
이미 한번 본 영화를 다시 봤을 때, 그 때도 재밌다면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더라. 문법상, 기술상 잘 만들어 졌는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라면 다시 찾아 보게 되고 그때도 재밌다면 더욱 좋아지지 않던가. 그러니 틀린말은 아닌 것 같으다.
며칠 전에 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워낙 죽쒀주신 탓에 비교급으로 떠올랐던 <파이란>을 다시 봤더랬다.
결론은 역시 버킹검 -.,-;; 이라면 좋겠다만... "'파이란'이 어떻게 '우행시'가 됐지? 같은 감독 맞어??"
머플러, 증명사진, 칫솔, 각혈, 쇼트트랙, 레슬링(빠떼루)...그리고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하다가 마지막에서야 발견하는 '파이란 봄바다' 비디오 테입까지.
누군가를 마음에 담아서 감정을 쌓아간 다는 것은 의외로 소소한 일상의 흔적들로 남는다. 극의 모든 인물 역시 매순간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쌓으며 살아갈테고 그로인해 어떠한 흔적을 남겼겠지만 영화에 담겨지는 것은 강재와 파이란 둘 사이의 것들이다. 머플러, 증명사진, 편지, 칫솔... 그리고 '파이란 봄바다'란 타이틀의 비디오 테입.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품은 파이란에게는 강재를, 강재에게는 파이란을 상징하지만 그것은 강재가 아니며 파이란이 아니다.
관계란 사소한 것들이 켭켭히 얽혀가며 커져가는 것이며.... 그 흔적들로 어느때는 기쁘고 어느때는 아프다.
파이란의 1년과 강재의 이틀을 교차로 엮어나가는 편집 역시 잘 짜여져 있는데, 그 중 파이란이 강재를 만나러 가는 씬과 강재가 죽은 파이란을 만나는 영안실 씬까지의 교차 편집은 정말 예술이다. 결국 파이란은 강재를 만나지 못하고(만나지만 말하지 못하고) 강재는 파이란을 만나지 못한다. (만나지만 말하지 못한다)
파이란이 만난 것은 강재라는 또 다른 삶의 소품이며, 강재가 만난 것은 파이란이라는 육체가 남긴 소품일 뿐이다.
최민식 연기 참 잘한다. 이틀의 시간동안 점차 변해가는, 강재의 마음에 조금씩 차오르는 파이란이란 존재가 얼만큼 커져가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모든 배우의 연기가 기막히도록 적절하지만, 파이란 역의 장백지 만큼은 아니다. 파이란이란 영화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영화 전체에 그녀의 출연분은 짧지만 - 영화 시작 37분이 되어서야 그녀의 사실상 첫 씬이 시작된다 - 순박하게 고개를 숙인탓에 살짝 가려진 눈빛이 감정 변화에 따라 반짝반짝거리는 것 하며(눈으로 말하는 건 이런 거 아닌가), 극의 성격을 그대로 끌고가는 낮고 차분한 톤의 편지음성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심정이다. 말장난 이지만, 파이란 없는 파이란이 말이 안 되잖아!
"고맙습니다" 이 어눌한 한 마디.. 아! 고맙다라는 느낌은 이런 것이구나...
영화를 세 번째 보다 보니 파이란 없는 앞 부분의 37분, 강재가 양아치 짓 하는 그 시간, 파이란은 죽음을 기다리며 침상에서 편지를 쓰고 있는 시간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 강재 이자식 엉엉 울만했어. 다 포기하고 그냥 고향으로 내려갈 만 했어.
이미 한번 본 영화를 다시 봤을 때, 그 때도 재밌다면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더라. 문법상, 기술상 잘 만들어 졌는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라면 다시 찾아 보게 되고 그때도 재밌다면 더욱 좋아지지 않던가. 그러니 틀린말은 아닌 것 같으다.
며칠 전에 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워낙 죽쒀주신 탓에 비교급으로 떠올랐던 <파이란>을 다시 봤더랬다.
결론은 역시 버킹검 -.,-;; 이라면 좋겠다만... "'파이란'이 어떻게 '우행시'가 됐지? 같은 감독 맞어??"
머플러, 증명사진, 칫솔, 각혈, 쇼트트랙, 레슬링(빠떼루)...그리고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하다가 마지막에서야 발견하는 '파이란 봄바다' 비디오 테입까지.
누군가를 마음에 담아서 감정을 쌓아간 다는 것은 의외로 소소한 일상의 흔적들로 남는다. 극의 모든 인물 역시 매순간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쌓으며 살아갈테고 그로인해 어떠한 흔적을 남겼겠지만 영화에 담겨지는 것은 강재와 파이란 둘 사이의 것들이다. 머플러, 증명사진, 편지, 칫솔... 그리고 '파이란 봄바다'란 타이틀의 비디오 테입.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품은 파이란에게는 강재를, 강재에게는 파이란을 상징하지만 그것은 강재가 아니며 파이란이 아니다.
관계란 사소한 것들이 켭켭히 얽혀가며 커져가는 것이며.... 그 흔적들로 어느때는 기쁘고 어느때는 아프다.
파이란의 1년과 강재의 이틀을 교차로 엮어나가는 편집 역시 잘 짜여져 있는데, 그 중 파이란이 강재를 만나러 가는 씬과 강재가 죽은 파이란을 만나는 영안실 씬까지의 교차 편집은 정말 예술이다. 결국 파이란은 강재를 만나지 못하고(만나지만 말하지 못하고) 강재는 파이란을 만나지 못한다. (만나지만 말하지 못한다)
파이란이 만난 것은 강재라는 또 다른 삶의 소품이며, 강재가 만난 것은 파이란이라는 육체가 남긴 소품일 뿐이다.
최민식 연기 참 잘한다. 이틀의 시간동안 점차 변해가는, 강재의 마음에 조금씩 차오르는 파이란이란 존재가 얼만큼 커져가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모든 배우의 연기가 기막히도록 적절하지만, 파이란 역의 장백지 만큼은 아니다. 파이란이란 영화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영화 전체에 그녀의 출연분은 짧지만 - 영화 시작 37분이 되어서야 그녀의 사실상 첫 씬이 시작된다 - 순박하게 고개를 숙인탓에 살짝 가려진 눈빛이 감정 변화에 따라 반짝반짝거리는 것 하며(눈으로 말하는 건 이런 거 아닌가), 극의 성격을 그대로 끌고가는 낮고 차분한 톤의 편지음성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심정이다. 말장난 이지만, 파이란 없는 파이란이 말이 안 되잖아!
"고맙습니다" 이 어눌한 한 마디.. 아! 고맙다라는 느낌은 이런 것이구나...
영화를 세 번째 보다 보니 파이란 없는 앞 부분의 37분, 강재가 양아치 짓 하는 그 시간, 파이란은 죽음을 기다리며 침상에서 편지를 쓰고 있는 시간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 강재 이자식 엉엉 울만했어. 다 포기하고 그냥 고향으로 내려갈 만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