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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22 나쁜 피? (8)

나쁜 피?

Note/Talk-Talk 2006/11/22 01:09
인간성 문답이라는 다소 황당한(죄송) 문제에 관해서 댓글을 달다가 정리.
이 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글입니다.(언제는 과학적이었나?!)


"타고 났다"라는 말이 있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이쪽 분야로 얘길하자면, 어떤 사람은 예술적 감각을 타고 났다라는 얘길 듣는다. 나도 가끔 사용한다. "그 친구는 타고났지" 혹은 "감각은 타고 나야되는 거거든" 이라던가...

요는 그 "타고 났다" 라는 말의 출발점이 어디인가다. 인간은 정말 태어날 때 고유한 형질을 갖고 탄생하는 것일까? 혈액형에 O형, B형이 있듯, 검은 머리, 파란 눈동자가 결정되어 태어나듯이 이미 예술적이라는 것이 결정지어진 상태로 태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내 이십년을 내 인생에서 덜어내도 그림을 그리며 먹고사는 지금의 내가 존재할까?

난 아니라고 본다.

성악설/성선설 만큼이나 답을 찾기 힘든 얘기일 테지만 난 모든 것은 교육(습득)에 의해서 결정 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교육은 뱃속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으니까 "태어남" 역시 '자궁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을 말하는 것은아니다. 우리식의 '태어나자 마자 1살'이라는 논리는 그래서 훌륭하다고 본다. 어머니 뱃 속의 10달을 대략 일년으로 치니 말이다. (그렇게 따져도 12월생이 1월이면 2살이 되는 것은 좀 웃기지만 ^.,^;;)

태교 그리고 이후의 교육이라는 것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가르침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환경에서 자연스래 자극받고 기억되어 얻어지는 것까지 포함해서다. 어릴적의 '놀이' 처럼

가끔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든가 하는 성공한(?) 천재들의 증언(-.,-?)들, 그리고 음악을 하는 집안에 음악인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의 유전자에 음악인, 피아니스트의 삶이 조각 되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그가 피아노를 3살에 만질 수 있는 환경- 피아니스트가 되어 가문의 피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일 뿐이다. 물론 그의 교육은 뱃속에서 부터 시작되기 마련이기에 남들보다 월등한 습득 속도를 가진다.

이것이 타고 나는 것이다.

환경

환경을 타고 나는 것이다.


그럼 환경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건가? 또 그렇게만 볼 수는 없겠지. 쉽게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는 성향이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왼손잡이는 오른쪽 뇌를 많이 사용하고 오른손잡이는 왼쪽 뇌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맞나?) 좌뇌와 우뇌가 처리하는 데이터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발달된 뇌의 운동능력에 따라 충분히 다른 성향을 보일 수 있는 거다.

이건 일종의 그릇과 같다.

극단의 예를 들어서 뇌의 어떤 부분에는 잔혹함만 담긴다고 하자.

그  부위가 발달한 사람들, 그 그릇이 커서 담길것이 많다던가 담겨있는 메모리가 외부에 쉽게 반응 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면 이 사람은 남들보다 잔혹할 수 있다.

문제는 교육이다. 이 잔혹함이라는 성격은 단순히 1+1=2 라고 말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릴적에 누군가 칼에 베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았다고 해서 이 사람에게 잔혹성이 생기지는 않는다. 지속적으로 그 상황에 노출된다면 그렇게 될 수는 있겠지. 그리고 그 잔혹성이 담기는 부분의 그릇이 발달했다면 조금은 쉽게 그 잔혹성이라는 성격을 습득할 수 있게 되는 거다.

10리터짜리 그릇에 8리터의 물을 담는 것과
8리터짜리 그릇에 8리터의 물이 담기는 것은 다르다.

8리터짜리 그릇은 이제 금방 넘치겠지!!
그러니까 타고나는 거네~ -.,-;;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건가? 그게 바로 극단의 예다. 인간의 뇌에 특별히 잔혹성을 담는 부위가 8리터로 규정될 수 없으며 그 자극의 양도 측정키 어렵다.

얼마나 자극을 받아서 발달되도록 하느냐가 훨씬 중요한 거다.

태어나는 순간 나쁜 피는 없다. 유영철을 태어나는 순간 교수형 시킬 수는 없다는 거다.



난 성선도 성악도 아니라고 본다. 환경이 인간에겐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에그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없는 나이에는 그들이 가엽고
스스로 환경을 바꿀 수 있는 나이에 바꾸지 못하는 그들이 가엽다.

나 역시 내 환경을 바꾸지 못하는 것에 슬프지만 그 바꿀 의지의 강약 역시 지금까지의 교육이 결정할 것이다.
그 습득된 데이터가 내리는 판단 말이다.




뱀다리. 나를 나이게 했던 사람들.. 영휘형, 소영이.... 나의 스무살
그 사람들이 그립다.

뱀다다리. 포스팅 꺼리를 제공해준 대마왕에게 감사;;

뱀다다다리. 세시간 후면 캄보디아 가야하는데 재미없는 얘기나 하고 있다. orz__

  1. 2006/11/22 01:55 수정/삭제/ 댓글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BlogIcon akgun 2006/11/22 02:11 수정/삭제

      얄팍한 제 식견에 그리 발끈 하실 필요까지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냥 그런갑따아~ 하시면 석달 더 사십니다.

  2. BlogIcon 대마왕 2006/11/22 20:49 수정/삭제/ 댓글

    대마왕: 여보세요? 천국 맞습니까?

    천사 챨스: 안녕하세요. 천국 맞습니다.

    대마왕: 네. 수고하십니다. 다름 아니라 질문이 있어서 이렇게
    전화를 드리게 됐습니다.

    천사 챨스: 근데 전화 주신 분은 소속이 지옥 아니던가요?

    대마왕: ..........
    지옥이 지금 바빠서요. 염라대왕이 부시만 기달리고 있습니다.

    천사 챨스: 언제나 그 똘아이가 말썽이군요.
    천국까지 전화 주신 용건이 뭡니까?

    대마왕: 인간의 인간성은 선천적인가요 후천적인가요?

    천사 챨스: 후천적입니다. 신의 인도를 받아 어머니 뱃속으로 가는 아기들은
    45개의 공을 여섯개 뽑습니다. 800만분의 1로 대박이 터지면
    그 아이는 자라서 히어로 클래스에 포함되죠.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좋은 공 세개 뽑기도 힘듭니다.

    대마왕: 아니 인간성이 무슨 로또입니까?

    천사 챨스: 로또는 천계에서 유배 당한 천사가 지상에 내려가 만든 선악과입니다.

    대마왕: 아.. 그랬군요. 근데 신이 뭐라고 안 하던가요?

    천사 챨스: 신은 그 천사에게 원형탈모증이란 벌을 주셨죠. 20대 초반에.

    대마왕: ...........

    천사 챨스: 아인슈타인이나 베토벤 같은 사람들이 모두 대박 터진 케이스죠.

    대마왕: 하지만 그들의 운명이 완전히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천사 챨스: 운명은 사람이 만드는 겁니다.

    대마왕: 아 그렇군요. 그럼 결국 인간성 만큼은 선천적이란 얘기죠?

    천사 챨스: 네. 두번째 공부터 네번째 공까지의 조합이 인간성을 결정 짓습니다.

    대마왕: 근데 지금 지상에는 인간성이 후천적이라고 말하는 자가 있습니다.

    천사 챨스: 대세를 역행하는 그 자는 누군가요?

    대마왕: 이름을 말하면 어떻게 되나요?

    천사 챨스: 행동대원들이 면담 갑니다.

    대마왕: 가면 어떻게 되나요.

    천사 챨스: 원형 탈모증에 걸리게 됩니다.

    대마왕: .............

    대마왕: 아닙니다. 면담까지는 필요 없고 제가 사실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천사 챨스: 괜찮습니다. 세상이 삭막해져서 천사들이 할 일도 별로 없는데요.

    대마왕: 아뇨. 결혼도 아직 못한 사람 머리에 헬기장이 생기는 건 원치 않습니다.

    천사 챨스: 지옥 소속 치고는 마음이 곱네요.

    대마왕: 별말씀을요. 이만 전화 끊겠습니다. 요금은 어떻게 청구되나요?

    천사 챨스: 여의도 순복음 교회 헌금에서 나갑니다. 걱정마세요.

    대마왕: 네. 그럼 수고하세요.

    천사 챨스: 안녕히.

  3. BlogIcon akgun 2006/11/23 02:45 수정/삭제/ 댓글

    댓글을 200자 내외로 제한할까 심각하게 고민토록하는 의미심장한 대화라고 보여진다.
    그나저나 챨스황태자께서는 인간성이 좋았든가?

  4. 흠~ 2006/11/24 02:34 수정/삭제/ 댓글

    나 역시 내 환경을 바꾸지 못하는 것에 슬프지만...
    ... 그 습득된 데이터가 내리는 판단 말이다.

    무서운 말이지요.
    그것들이 내린 판단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런 결정과 결론을 내리게끔
    계속 작용할 테니까요.

    지금의 내가 나인 것, 에 대체로 감사를...

  5. BlogIcon akgun 2006/11/24 03:05 수정/삭제/ 댓글

    저 역시 대체로 감사합니다. 아니 상당히 많이 감사해 하는 편입니다.

    바꿔오지 못했던 부분을 남 탓 할 순 없지만 (그런 나이;;)
    내 판단의 잣대가 돼 주었던 많은 것들(그리고 분들)에게 항상(X) 몹시(O) 감사하지요.
    흠~님도 제게 그런 분이실 겁니다. ^.,^;;

  6. 흠~ 2006/11/24 11:46 수정/삭제/ 댓글

    오랜 사이에서건 스치는 사이에서건
    크게던 작게던 우리는 서로가 다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죠.

    나쁘게 영향을 미쳐 반성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하더라도
    살면서 만나게 되는 몇 안되는 인연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
    그 가르침의 악연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악군님의 포스트에 등장하는 많은 문장들 또한
    제가 어떤 생각에 이를때 긍정적인 잣대가 되었음을,
    제가 저일수 있는 그 환경의 일부분이 되어주셨음을,
    감사드려요.

  7. BlogIcon akgun 2006/11/24 15:55 수정/삭제/ 댓글

    찬사가 오고가는 올바른 블로그 문화에 이바지하고 계십니다.
    이 블로그 꽤 괜찮은걸... (훕;;)

    우와... 얼굴이 빨개진다. 간만에 팔목까지 저릿할 정도로 부끄러워지는 군요. 아이고 무안해라.

    흐흠;;
    사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껏 온라인 인연이 이어지도록 해 주신 몇 몇 분들에게 특히 감사를...
    가만 떠올리면 참 많은 분들이 있었어요.
    오랫동안 같이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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