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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을 하자면, 백여년 동안 수없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라는 것이 1세대인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의 변형인 탓에 누가 누구이며 누가 누구의 아내이고 누가 누구의 자식인지 파악하기도 힘이듭니다. 일테면 '호세 아르카디오'는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의 아들이자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의 아버지이며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의 형제이며 '아우렐리아노 호세'와 17명의 '아우렐리아노'들의 삼촌이며 동명이인인 '호세 아르카디오'의 증조 할아버지라는 식인데.... 관두죠.
작가는 G.마르케스. 원 이름은 무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남의 이름가지고 왈가불가하는 거 안 좋으니... 정말 관두죠.
작가에게는 '호세 가브리엘 가르시아'와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리고 '호세 가르시아 마르케스'라는 세 아들, 그리고 '가브리엘 가르시아'라는 손자가 (복수다 G.마르케스!) 있지 않을까 궁금해집니다. ....만, 진짜 관두죠.
그럼에도 이 낯선 이름들과 생경한 남미의 근대사를 아우르는 소설은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쫌 엉뚱한 매력이랄까요. 밀란 쿤데라의 '이 책을 꽂아놓고 어떻게 소설의 죽음을 말할까'라는 평은 필이 확 오다가도 '갸가 언제 죽었데~?' 하는 맘이 들어버리니 알쏭합니다만. 암튼 대단한 소설임에는 분명합니다.
오죽했으면 노벨문학상을 다 받았을까 (남들이 좋다면 그냥 묻어간다)-.,-;;
상징적인 이미지가 되어버린 <체 게바라 평전> 보다는 이쪽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ps. 처음 접하는 작가의 책 마다 홀딱 반하는 자신을 보다보니 '애가 줏대가 없나' 싶다가.. 자세히 생각해 보니 '남들이 다 읽고 재밌다는, 검증된 베스트셀러만 읽기 때문' 이라는 결론을 얻어냈;; (그거이야 말로 줏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