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사내들은 그렇다.
27번 도로를 돌아섰을 때, 녀석은 거기에 있었다. 어두운 조명아래의 좁은 테이블에 마주한 사내들은 허물없이 말을 튼다. 술이 몇 순배 돌기도 전의 일이었다. 취기와 호기가 섞인 묘한 뉘앙스로 건내는 말은, 새로운 인연의 트임에서 오는 부적응은 여성스러움으로, 쉽게 어깨를 치는 막말은 사내다움으로 서열을 구분짓는다. 그렇게 모여모여서 친구라는 이름을 갖는다.
시간이 지나도 뭐 하나 깊어질리 없다. 기념일을 챙기거나 마음을 전하는 행위 따위는 금기다. 무심함. 뻣뻣함. 그것이 사내들이 뭉치는 힘이다. 시간이 흘러도 뭐하나 깊어지는 게 없는 것 처럼 보인다.
'해병대'나 '깍뚜기' 들과는 다른 집단이길 원하면서도, 선물을 건내는 행위는 내면 깊숙히 숨겨둬야 한다. 심지어 생일날에도 술값 계산 정도가 꽃과 케익을 대신한다. 물론, 생일빵 같은 것도 없다.

단 한 번도 인연을 만들려고 노력해 본 적이 없다. 관계의 발전에 관한 설계도따윈 없는거다. 그냥그냥 흘러가서 친구가 되어있고 여전히 같은 무리를 이루고 있을 뿐.

누군가를 갖기 위해 혼신을 다했던 적이 있던가.
있지.
이성의 관심을 뺏기위해서.
사력을 다하고 기운이 다해서 쓰러지기도 했었지.
그러나 저러나 인연은 흘러흘러 흩어지고 없더라.
사력을 다해 낚아챘건, 우연히 벌린 손가락 사이로 걸려 들었건 상관없이.
흩어질 인연은 흩어지고 무리지을 인연은 무리짓더라.

친구먹기에 너무 힘 쏟을 일 아니다.
그냥 설렁~설렁~


그렇다고 친구.....들.
날 위해 준비한 선물을 접어두진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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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승경 2005/02/02 09:00 수정/삭제/ 댓글

    저도 받고 싶어요....선물...ㅋㄷㅋㄷ

  2. raw 2005/02/02 10:49 수정/삭제/ 댓글

    음 이것은 선물 이랄까!!!

    역시 목적은 따로있는겨어~ -_-;;;
    혹시 디스커버리채널 나오는겨. 녹화좀떠줘. 비됴플레이어랑 테잎빌려주께 (이노메 스까이~)
    오토바이의 모든것!!! "아메리칸 차퍼" - 2005년2월4일(금) 디스커버리채널 방영
    미국에 오토바이를 개조해 예술로 승화시키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다.
    오토바이개조 전문회사인 오렌지 카운티 차퍼스(OCC)의 설립자인 아버지 폴 튜틀 1세와 아들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폴 튜틀 2세가 그들.
    오는 4일 밤 9시, 디스커버리 채널에서는 '아메리칸 차퍼'(American Chopper)라는 새로운 리얼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다. 'Chopper'는 구어로 개조한 오토바이라는 뜻. 열정을 지닌 튜틀 부자가 차갑고 단단한 강철로 예술작품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와 그 과정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13편에 걸쳐 보여준다.
    '아메리칸 차퍼'의 각 에피소드는 튜틀 부자가 서로 대조적인 작업 방식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소한 말다툼에서 부터 불가능해 보이기만 한 납품 기한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한 이들이 가족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미국 뉴욕 주에 있는 주문제작 오토바이 공업소를 계속 번창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여준다.

    뉴욕 시에서 열릴 대규모 무역 쇼에 선보일 멋진 테마 모터사이클인 블랙 위도(Black Widow)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15만달러(약 1억7천만원)짜리 테마 바이크인 레이스카(Race Car)를 단 열흘 만에 제작해야하는 OCC직원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연출자인 크레이크 필리전은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방식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폴 튜틀 부자가 대본 없이 펼치는 있는 그대로의 삶이며, 멋진 오토바이를 만들고 가업을 번창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하는 동안에 펼쳐지는 드라마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3. raw 2005/02/02 10:59 수정/삭제/ 댓글

    어쩌면 남자들 사이에 친구란건 뭐랄까 자신이 아주 둥글둥글 해버리지 않으면, 혹은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전까진 힘든거 같군(내가못하는것 일지도 후후). 하지만 역시나 아무말없고 고집불통일때도 그들이 있다는것 그것만으로 위안이 되고 맘한구석 버팀이 되고. (울친구들은 덜 삐쳣음 좋겠구만 나이가 들수록...-_-;)
    나도 설렁 설렁 싱거운 자네가 좋으이 뭐 살아가면서 이런말 하는게 얼마나 될지 모르나 많이 하면서 살면 뭐 좋은게 좋은거겠지. 좋은하루~

  4. akgun 2005/02/03 18:00 수정/삭제/ 댓글

    승경// 술 사드리죠. -_-;;

    raw// 금요일 저녁 9시면 내가 가장 바쁠 때구만;; 숨이 목에차서 아주 쓰러질 지경일 시간이지.-_-;;
    일명' 초퍼 스타일' 이란게 저걸 뜻하는 건지도 모르겠군. 정확한 느낌은 나도 알 수 없으니 묻진 마시게.
    내가 녹화 하느니 디스커버리 채널에 부탁하는게 빠르겠는걸. 테잎이랑 플레이어 보내줄테니 녹화 좀 부탁 드립니다..라고 말야. ㅎㅎ

    좀 뭔가 의욕적이고 착 달라붙는 부탁같은 거 없겠어? -_-;;

  5. raw 2005/02/04 00:15 수정/삭제/ 댓글

    내가 부탁할게 뭐 있겠나만...
    뭐 이런곳에 그림한번 그려봐바.
    국제적으로 뜰지 아나...
    그림 한장 그려주시게... 이런거 의욕안생기면
    바이크 그만타라~

    http://www.ballisticpublishing.com/books/expose3/

  6. akgun 2005/02/06 18:47 수정/삭제/ 댓글

    협박하는 거야??
    그런다고 내가 쫄아서 그림 그릴 것 같아??
    바이크로 갈아버린다!

    (남들이 들으면 체인감은 모습이라도 떠올리겠는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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