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는 어린이나 여성분들의 구독을 권하지 않습니다.


요즘 인터넷을 통해서만 한국의 소식을 접하다 보니 다소 공격적인 모습이 되어갈 때가 있습니다.
쉽고 빠르게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하다보니 좀 거센소리 위주가 되어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어렸을 적 동네공터에서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모여 나누는 대화를 엿듣다 보면 참 재미가 있었더랬지요.
욕이긴 하지만 직설적이지 않고 둘러치는 솜씨가 아주 그만이어서 서로 즐길 수 있는 대화법이었지요.

"이놈이 간밤에 멧돌이라도 이고 잤나.... 뭘 그리 밍기적 거려?!"
"니놈 가랭이가 헐렁해서 발 빠른줄은 안다만, 그려도 마누라는 못 쫓아가고 먼저 보내지 않았드냐"
"써글놈, 왜 남의 마누라는 묘뚱에서 꺼내고 지랄이여. 부랄 녹아 자리에 붙것다. 어여 일어나"
"왜, 새 각시라도 들였냐? 보채지 말고 우리집 가서 저녁이나 묵자. 니놈 줄라고 쇠죽 많~이 끓여놨다."

라는 식인데 애써도 잘 안 만들어지는 군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끌어다가 아주 적절히 비비는 기술이 기가막혔었지요.
창이나 마당극에 잘 녹아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에는 거의 사라져가는 말 솜씨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겨우 남아있는 것이라곤
"눈깔의 먹물을 쪽 빨아 먹어벌라!"
"창자를 뽑아 줄넘기를..."
등등의 무척이나 과격한 표현들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요. orz


어떤 분야는 직설적이고 간단 명료한 표현이 꼭 필요하기도 합니다만 그렇지 않는 분야도 있겠지요.
좀 돌아가고, 좀 더 많이 아우르고, 좀 더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기를 스스로 바래봅니다.

http://toluidine.byus.net/325

그런 식의 문화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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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in 2006/11/07 15:37 수정/삭제/ 댓글

    고등학생 때 돌아가신 할머니는
    화가 나서 부어터진 얼굴로 있으면
    "주둥이에 호미자루 걸겄네" 하시는 등,
    입담이 좋으신 분이셨다죠.

    어릴 때야 몰랐지만
    '집으로'보고서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더랬습니다.

    좀 딴 얘기가 되버렸네요 ^^;;

  2. BlogIcon akgun 2006/11/07 18:41 수정/삭제/ 댓글

    Rin// 딴 얘기하셔도 됩니다 ^.,^;; 무엇보다 딴 얘기가 아닌 걸요.
    오래된 문화들, 지금에서는 좀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하다는 얘길 듣는 문화들도 조금만 천천히 사라졌으면 싶습니다.
    80년대를 풍미했던 배창호 감독의 영화 이야기가 여러곳에서 들리는데 지금은 단편영화를 찍는 그의 행보가 아쉽기도 하고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 탄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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