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점심시간을 이용한 막간 포스팅.

목장을 경영했던 아버지의 도전정신에 힘입어 유제품과는 상당히 인연이 깊다.

'목장 경영' 이라고 해봐야 아들 새벽잠 깨워서 젖 짜게-_- 만드는 경영 방침이셨지만...

아버지 당신께서 손수 몇십마리의 가축들 변을 치우시는데

아들을 -그것도 집안 일 나 몰라라 대명사 둘째- 내버려 두실리 없던거다.

해서, 보다 신뢰도있는 유제품의 생산 공정을 젖소 가랑이 사이로 배우게 된거지.

그렇다고 대단한건 아니고

요즘은 워낙 과학적인(?) 후처리 방식이 많고 또 새로운 방식이 생기기 때문에

다 알수는 없고 초기 생산 라인만 파악하고 있다.


그 '라인 파악'이 위(胃)에도 적용 되서 우유에 대한 소화능력이 아주 좋은 편인데

탄산 음료보다는 소젖을 더 좋아하는 입맛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연약한 '젖 비린내' 정도로 생각하지 말자. 우리의 행님 '레옹'도 백색 우유만 드셨다.


더해서 나름으로 '우유는 건강에 좋다'라는 마인드도 자연스럽게 갖고 있는데...

그도 뚜렷한 '식품영향학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니고

내가 열심히 짜낸 젖이 많이 팔려야 새벽잠 설친 댓가를 돌려 받을 것 아닌가.

해서 만 천하에 '우유는 건강에 이롭다' 라고 선포 하노라!!



...가 아니고

책상머리에 '우유속에...머시기' 라는 제품이 썩어 가고 있다.

하나는 '딸기'고, 하나는 '코코아' 다.

생각해보니 내가 이 제품의 소비가 유독 많은 편인데 왜일까?

목장경영을 접은지도 한참이 지난 이 시점에

새벽잠에 대한 댓가를 따질 일도 아닌데...



생각해보니, 이건 뭔가 새로움을 찾으려는 현상같다.

이미 길들여진 흰 우유마시기는 어차피 계속되는거고

일반적인 우유와는 색다른(적어도 '색'은 다르다) 마실꺼리를 찾는거지.

그래서,

아침 출근에는 흰 우유와 함께 아침의 건강을 책임지는 과일이 조합된

우유속에 '딸기'

오후 휴식에는 흰 우유와 살찌는데 좋은 코코아가 섞인

우유속에 '코코아'

. -_-;;

어처구니 없는 선택이지만, 건강을 위해서 그 성분을 분석해보자.




우유속에 코코아

원유(국산) 80% , 코코아파우더0.6%

(코코아 가루가 0.6% - 잠깐! 이 0.6% 라는건 무게인가 부피인가? -__-? )

아무리 생각해도 설렁탕 색 내려고 프림 넣은 기분이다.

그래도 국산우유가 80%라니 비교적 양심적인 제품이군.

우유속에 딸기과즙

문젠 우유속에 딸기과즙 ('과즙'이란 글씨는 '딸기' 보다 1/3 작게 표기)

우유는 국산 겨우 50%, 딸기농축과즙 4.8%

딸기가 무척 많이 들어간 것 같지만 310ml(중간 우유)에 한 큰술 정도가 되겠다.

나머지는 백설탕이랑 과당 -_-;;

우유 반 넣고 딸기즙 한 큰술 넣고 나머지는 설탕 넣었다는 얘긴가?

그리고 물에 탄 탈지분유로 부피 맞추고...

쳇;;


아침의 신선한 기분으로 '딸기' 를 선택한 것이 문제다. 배신감이 상당하다.



이쯤되니

얼마전에 filc이랑 술 마시다 싸인 받은 '딸기' 가 떠오른다.

적어도 그녀는 우리를 실망 안 시켰다!!

Trackback :: http://rockgun.com/tt/trackback/332

  1. BlogIcon oopsmax 2005/08/16 15:14 수정/삭제/ 댓글

    그녀는 딸기 함량이 높았나 봅니다;
    저도 우유 괴엥장히 좋아한답니다. (달고 살아요,,)
    0.6% 라는건 무게인가 부피인가? <= 부피에 한 표!
    (눈치 보며 인터넷 서핑 하는 중이라 띄엄띄엄)

  2. dogy 2005/08/16 15:37 수정/삭제/ 댓글

    우유 먹고싶다.. 감사합니다.

  3. BlogIcon akgun 2005/08/16 18:50 수정/삭제/ 댓글

    oopsmax// 부피는 아닌 것같아요. 분말은 부피가 상당히 유동적이니까 ...라고해도 가루의 무게로 0.6% 넣는다는건... 암튼 잘 하고 있겠죠. -_-;;
    모두 '딸기'를 알고 있군요. 제가 본 딸기는 남들이 아는 '딸기'와는 다른 형태를 하고 있어서....

    dogy// 맨날 커피만 마시면서...

  4. BlogIcon 연이랑 2005/08/16 23:21 수정/삭제/ 댓글

    저희 엄마가 우리들 어릴때 유제품 배달을 하셨었어요.그래서 어려서부터 우유와 요구르트를 많이 먹은탓에 전... 우유 아주 잘~ 먹습니다 ^^
    그리고 !!! 흰우유만 먹어요. 그외의 제품은 대부분 탈지 분유란 사실을 너무 일찍 알았거든요.건강을 중요시하시는 부모님덕에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 늘 감사하며 산답니다 ^^ 하하하..

  5. BlogIcon J.Yeon 2005/08/17 10:34 수정/삭제/ 댓글

    목장 얘기나 솔솔 풀어보셔 .. 가끔씩 듣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솔솔 했는데 ..

  6. BlogIcon akgun 2005/08/17 14:10 수정/삭제/ 댓글

    연이랑// 탈지분유란 용어대신 요즘은 '환원유' 라고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얄팍하게 소비자를 우롱하는 어휘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j.Yeon// 재미난 자리가 줄어드는게 사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