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고기 얘기로 온라인이 뜨겁다.
민감한 얘기지만 나에게도 고민거리 이므로 동참해 본다.



태국의 애견 문화

여긴 개 참 많다. 애완견도 많고 유기견은 그보다 더 많아 보인다.
지금 집 주변에도 골목골목마다 대여섯 마리의 유기견 무리가 차지하며 다른 골목의 개들과 영역싸움을 벌인다. 그런데도 이곳 사람들은 별 신경을 안 쓸 뿐더러 그런 개들한테 정기적으로 밥을 내어 준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불어난 개가 문제가 됐던지 누군가 약을 놓아서 대량으로 도살시킨 적이 있고, 다시 시간이 흘러 그 자리를 다른 지역에서 옮겨온 개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태국 국왕인 푸미폰 할아버지가 개를 무척 좋아해서 그 국민들도 영향을 받고 있는데, 그가 기르는 개의 일대기를 자세히 소개한 사진책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오래전에 죽은 왕자의 영혼이 개가 되었다는 이야기에도 영향을 받았을 것 같고...
국왕의 지위와 그에대한 존경심까지도 그가 기르는 개에게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애견은 선진 문화고, 개고기 먹는 것은 후진 문화다. 란 이미지가 있지는 않나?


애견

애견인들이 들으면 발끈하겠지만, 지금의 애견문화에 나는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다.
이미 애견은 '인간을 위한 동물'일 뿐, 개 본연은 아니다. 심하게는 애견인이 기르는 개에 대한 사랑이 깊으면 깊을 수록 그 견은 점점더 견 본연과는 멀어지는 기분이다.
일례로 인간의 문화가 높아지고, 살아가는 지역이 밀집되어 감으로 인해 같이 살아야 하는(?) 개에게도 겨우 몇 평짜리 공간과, 중성수술, 성대절개술 등이 생겨난다. 사랑이 깊을 수록, 그리고 인간 환경이 척박해질 수록 애견의 길도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개와 같이 살겠다는 개 개체에 대한 사랑이 종 자체에 영향을 행사하는 기분이다.
과연 지금 애견인들이 기르는 개가 자연 상태의 개라 할 수 있을까.
개를 진짜 사랑한다면, 그들이 누릴 최소한의 환경을 주지 못한다면 안 기르는게, 못기르는게 맞지 않나?


동물보호

인간이 자연 생태에 끼친 해악은 뭐 따로 얘기하지 않아도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며, 그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동물보호운동일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찾을 수 있는 예는 동물원에서 보호하는 멸종위기 동물의 관리다. 이미 무너져가는 생태계(이 역시 큰 안목으로 보면 자연의 흐름이겠지만...)에 도태되어 사라져가는 동물을 인위적으로 막아서려는 노력이다.
그런데 애견인들의 특정동물에 대한 사랑, 개사랑을 여기에 끼워 넣을 수 있나?
동물사랑을 위해서라면 기르는 개나 고양이의 반 이상을 도살하는 게 생태계에 맞지는 않나?
왜 특정 동물만을 '사랑'해서 개체를 이상 번식시키는 것인가?
식용을 위해서 이상증식시키는 소.
'식食'이 해결된 풍요로운 사회에서 '락樂'을 위해 이상증식 시키는 개.
(음...)


식품

예전에 보았던 재미난 글이 있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논점에 대한 '물타기'라고 하시겠지만)
통계를 이용한 지구 이야기 였는데, '지구는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소를 위해서...'라는 재미난 글이었다. 요는 일부(?) 선진국이 소비하는 육류를 위해서 사육되는 소, 그 소를 먹이기 위해 재배하는 곡류를 인간이 직접 섭취하면 지구는 훨씬 나은 모습일 것이다 라는 얘기다.
통계만을 놓고 얘기하는 가십식 비유였지만, 재미나지 않은가?
이미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데에 꼭 필요한 기본 이상이 사육되고 있는게 현실인데, 이것을 단순 수치로 왈가불가할 수 있을까?
그래야 니들 비만문제도 해결되고, 기아 문제도 더불어 해결 할 수 있어!
니들이 먹는 건 이미 생명 연장 그 이상이다, 그러니 소를 먹는 건 동물 학대야!... 라고 말할 수 있나?
더욱이 개인의 취향을 그런식으로 호불호를 따질 수 없는 문제 아닌가.


보신

보신용 음식으로 개를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충분히 영양 섭취는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보신이 아닌 '맛'으로 먹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묵인할텐가?
오늘 저녁 회식자리에 쇠고기가 꼭 필요해서 먹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학대.

개고기 먹는 것= 개학대. 라는 논리는 과거의 흔적이며, 합법화되지 못한 문화의 잔재이다.
돼지고기 무게 많이 나가게 하려고 매질하며 물 먹이는 건, 엄연히 불법이다.


애완견, 똥개

애완견은 안 먹는다...라. 도대체 애완견의 기준은 뭔가.
덩치큰 개와 진돗개 비스무리한 개 사이의 잡종견의 잡종;;이 식용개고, 푸들, 치와와, 마르티스 따위만 애완견인건가?

개는 먹으면 안 된다....라.
들개는? 야생상태의 치와와는?

자신이 기르면 무엇이든 애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개고기는 애완된 고기가 아니다.
합법화 해서 '관리'할수록 더욱 그렇다.
(물론, 목장에서 도축용 소를 기르시는 분이 꼭 그 소를 사랑하지 않는 법은 아니지만...:-)





결론,

'개고기 식용 금지'를 외치는 분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민간인 개사육 금지'를 외치고 싶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같이 살아내야 하는 것이 세상이며, 그 다름의 차를 줄여가거나, 차이를 줄일 수 없다면 최소한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서로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 아닐까?

내 결론은 요로타!
개고기 합법화! 애견 등록 법제화!
개고기 먹겠다면 합법적으로 유통 되어 관리되어야 마땅하다.
기르는 개 사랑한다면 자식 낳은 것처럼 신고해서 관리(?) 되어야 마땅하다.








나 어릴적 같이 살던 메리는 참 똘똘했는데, 맘껏 여러 동네를 누비고 다니다가 배고프면 집에와서 밥 먹고, 동네 어귀에서 휘파람 불면 몇 백미터를 달려와 주었고...
결국 산이며 들이며 쏘 다니다가 다리 밑에서 비명횡사 했지만... 그게 지금 염색머리한 당신품의 그 개보다 훨씬 행복해 보인다. (미안하지만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은 시골도 많이 달라져서 그런 식으로 개를 키울 수는 없겠지만, 애견은 이미 개와 인간이 함께 산다기 보다, 인간을 위해서 개가 살아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것도 역시나 '인간의 생각 차이' 아닌가.

그렇다고 애견인들을 일방적으로 호도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취향이 다른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사회적인 논란이 된다면 제도가 그에 따라줘야하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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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풀리비 2007/07/08 01:24 수정/삭제/ 댓글

    저하고 차이가 있긴 하지만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님의 글을 보고 저도 생각나는 대로 포스팅을 했는데, 트랙백 전송이 되지 않아 댓글로 남깁니다.
    http://pullip.tistory.com/34

    • BlogIcon akgun 2007/07/08 17:19 수정/삭제

      트랙백이 안 되나요? (아이고오~ 내 소중한 트랙백....흐흣)
      서로 다른 생각들이 사람 사는데 크게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다들 이해하며 살아야 할텐데 말이죠.
      하긴, 아웅다웅하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인거죠?

  2. BlogIcon 고마 2007/07/10 00:26 수정/삭제/ 댓글

    완전 동조 포스팅이군요!
    육식용 식품으로써의 동물과 애완용으로써의 동물을 지나치게 연계시키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뭐 일단.. 유독 개만 연계 되 있지만요.

    며칠전에 캄보디아 앙코르왓트.. 갔다가 태국에 들러서 놀다 왔습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간 코스라 연락이고 자시고 생각도 못 해봣네요^ㅍ^;;;;
    태국에서는 산호섬가서 놀기만 했지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다시 가고 싶어요ㅎㅎ
    많이 덥던데요? 여름에 건강하신지^ㅁ^

    • BlogIcon akgun 2007/07/10 01:29 수정/삭제

      아니 여기까지 오셨으면 연락해서 불쌍한 중생에 밥 한끼 대접할 여유도 없으셨던 겁니까? 버럭!!
      밥 한 끼 사셨으면 이후의 불타는 환락과 폭포같은 열정의 밤을 선물(뭐하자는 거냐) 했을텐데 말이죠.
      좋은 여행 되셨겠군요. 산호섬까지...흐흑;; 저도 겨우 푸켓 나들이 한 번 했을 뿐입니다. 멋진 곳이죠.

    • BlogIcon 고마 2007/07/10 02:01 수정/삭제

      불타는 환락과 폭포같은 열정의 밤- 은 잠깐 구경하며 들렀던 태국의 클럽가..를 상상하면 되는 건가요?! 거길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심히 반성의 마음이 눈물과 함께 뭉클뭉클!!!!!

    • BlogIcon akgun 2007/07/10 02:10 수정/삭제

      오오... 겉핦기;;를 하셨나 보군요? 사실 속이 진짜지요. (진짜는 뭘까?)
      남녀불문하고 태국방문객들한테 필 방문시키는 곳입니다. 방문객이 많았다는 얘기는 아니고... 앗!! 이렇게 얘기하면 방문했던 흔적이 남는 분들한테 폐가 되려나? 하하하. 한국이 좀 딱딱한 곳이어야 말이죠. (어이구야... 외국물좀 먹었나 보네.. 하실 분들한테 또 뭐라 답하나 -.,-a)

    • BlogIcon 고마 2007/07/10 03:03 수정/삭제

      겉 핥다가 입맛만 베렸써요ㅜㅜㅜ ㅎㅎㅎㅎㅎㅎ

    • BlogIcon akgun 2007/07/10 14:27 수정/삭제

      어쩌면 겉만 보시는 게 나아요. 맛까지 봤다가는 큰일나는 수가...

  3. 왜 유독개인지 2008/08/13 02:54 수정/삭제/ 댓글

    개는 인간과 친구가 될수있는 감정적 유대가 강한 동물입니다.인간이 보여주지 못하는 변하지 않는 충성심은 정말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개를 잡아먹겠다고 기르는 사람들조차도 자기가 기르는 개가 자신을 얼마나 따르고,좋아해주는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저는 개를 먹는 사람들이 그런 감정적 교류를 차단한 채 하나의 고기덩어리로 취급하고,먹을 수 있는 사람들의 도덕성에 깊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BlogIcon akgun 2008/08/13 05:47 수정/삭제

      인간과 개의 감정적 유대감을 언급하셨는데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개가 인간과 같은 정도의 감정표현이 가능했다면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요. 그들, 개가 인간에게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감정적 유대감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그들이 애완견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말이 좀 어려워 졌는데요. 인간들만큼 서로 지지고 볶을 수밖에 없는 관계라면 너그러히 먹이고 재워주는데에 한계가 분명 드러나겠지요.

      이런 가당찮은 비교를 하는 이유는 개의 '충성심'을 인간과 비교하셨기 때문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위의 고마님 댓글처럼 왜 그 감정적 교류를 유독 개하고만 하려 하는 것인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거든요.
      법적으로 '식용개'가 존재한다면 과연 그런 인식의 구분이 합당한가 하는 것에도 의문이 생기구요.

      본문의 주장처럼 '애완견 등록제'와 '식용개의 법적 관리'가 이뤄진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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