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제법 차졌다.
차게 자는걸 좋아하지 않는 탓에 한여름이 아니고는 항상 두툼한 이불을 덮는편이다.
푹신하고 도톰한 이불이 몸을 감싸 누르는 느낌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잠결에 으실한 느낌이 싫어서 여름에도 그늘잠을 잘 자지 않을 지경이니까 성격도 참 지랄맞다.
이때쯤의 시골 내방은 불을 넣기 시작할 때다.
시골집은 방마다 아궁이가 있기 마련인데
두 방을 한 아궁이로 쓰는 특이한 방이거나,
아예 불을 넣지 않도록 설계된 골방이나 대청마루가 아닌다음에야 다 이 아궁이를 한개씩 갖고있다.
들의 나락 베기가 끝날 때 쯤, 길마다 나락말리는 멍석이 그득히 펼쳐지고
밤새 찬 서리가 내리면
아궁이에도 불을 넣어야 한다.
매일 귀찮은 아궁이 불때기가 시작되는거다.
아침 저녁으로 매일 계속되는 아궁이에 불 지피기가 만만찮게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겨울밤에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일렁이는 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하다.
행복해서 졸립다.
불이 작아지면 짚이나 장작을 더 넣어주고
방금 넣은 짚이나 장작에 약한 불이 잘 들러 붙지 않을 때는
부지깽이로 아랫불을 살짝 들어올려주면 확 하니 불이 살아난다.
아궁이 끝 구들장으로 빨려 들어가던 불길이 가끔은
푸~ 침을 내밷듯이 아궁이 밖으로 불을 뿜을 때가 있다.
아궁이 안에서 빨간 불손이 슬쩍 나오더니 졸던 이마를 어루만지고 들어가는거다.
쪼그려 앉은 자세로 정신이 번쩍들어 뒤로 물러서 보지만
이미 앞 머리칼을 불손에게 뺏긴 후다.
노린내가 난다.
여름동안 불을 넣지 않다가 아궁이에 첫 불을 넣을 때는 조심해야하는 것이 있다.
간혹 불덩어리가 달려나와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놈이 잡히지 않으려고 쌓아놓은 짚단 안으로 숨어들어버리면
큰 불을 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이 말썽많은 불덩이의 정체는
아궁이속에 살면서 불과 연기를 관장하는 불의 신 '화둥이"란 놈인데
첫 불을 넣으면 이녀석의 장난;;
같은 소리는 그만하고...ㅡ.,ㅡ;;
다름아닌 쥐다.
여름내 열어둔 아궁이속으로 쥐가 들락거릴 수도 있는데
이녀석이 미처 못 나오고 그 안에 숨어 있다가
불을 지피게 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이된다.
연기가 구들장 밑에 가득차고 굴뚝으로 빠져 나올 때 쯤엔
급기야 불을 뚫고 아궁이 밖으로 튀어 나올 상황이 되는거다.
불덩이가 아궁이속에서 화다닥 뛰어나올 때의 당혹감이란;;
컴컴한 밤
아궁이 속에서 나오는 불빛만을 받으며 쪼그려 앉아계신
붉은 색 유화물감으로 그려진 듯 졸고계신
머리에 수건 얹은 할머님이 떠오르는 계절이다.
차게 자는걸 좋아하지 않는 탓에 한여름이 아니고는 항상 두툼한 이불을 덮는편이다.
푹신하고 도톰한 이불이 몸을 감싸 누르는 느낌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잠결에 으실한 느낌이 싫어서 여름에도 그늘잠을 잘 자지 않을 지경이니까 성격도 참 지랄맞다.
이때쯤의 시골 내방은 불을 넣기 시작할 때다.
시골집은 방마다 아궁이가 있기 마련인데
두 방을 한 아궁이로 쓰는 특이한 방이거나,
아예 불을 넣지 않도록 설계된 골방이나 대청마루가 아닌다음에야 다 이 아궁이를 한개씩 갖고있다.
들의 나락 베기가 끝날 때 쯤, 길마다 나락말리는 멍석이 그득히 펼쳐지고
밤새 찬 서리가 내리면
아궁이에도 불을 넣어야 한다.
매일 귀찮은 아궁이 불때기가 시작되는거다.
아침 저녁으로 매일 계속되는 아궁이에 불 지피기가 만만찮게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겨울밤에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일렁이는 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하다.
행복해서 졸립다.
불이 작아지면 짚이나 장작을 더 넣어주고
방금 넣은 짚이나 장작에 약한 불이 잘 들러 붙지 않을 때는
부지깽이로 아랫불을 살짝 들어올려주면 확 하니 불이 살아난다.
아궁이 끝 구들장으로 빨려 들어가던 불길이 가끔은
푸~ 침을 내밷듯이 아궁이 밖으로 불을 뿜을 때가 있다.
아궁이 안에서 빨간 불손이 슬쩍 나오더니 졸던 이마를 어루만지고 들어가는거다.
쪼그려 앉은 자세로 정신이 번쩍들어 뒤로 물러서 보지만
이미 앞 머리칼을 불손에게 뺏긴 후다.
노린내가 난다.
여름동안 불을 넣지 않다가 아궁이에 첫 불을 넣을 때는 조심해야하는 것이 있다.
간혹 불덩어리가 달려나와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놈이 잡히지 않으려고 쌓아놓은 짚단 안으로 숨어들어버리면
큰 불을 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이 말썽많은 불덩이의 정체는
아궁이속에 살면서 불과 연기를 관장하는 불의 신 '화둥이"란 놈인데
첫 불을 넣으면 이녀석의 장난;;
같은 소리는 그만하고...ㅡ.,ㅡ;;
다름아닌 쥐다.
여름내 열어둔 아궁이속으로 쥐가 들락거릴 수도 있는데
이녀석이 미처 못 나오고 그 안에 숨어 있다가
불을 지피게 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이된다.
연기가 구들장 밑에 가득차고 굴뚝으로 빠져 나올 때 쯤엔
급기야 불을 뚫고 아궁이 밖으로 튀어 나올 상황이 되는거다.
불덩이가 아궁이속에서 화다닥 뛰어나올 때의 당혹감이란;;
컴컴한 밤
아궁이 속에서 나오는 불빛만을 받으며 쪼그려 앉아계신
붉은 색 유화물감으로 그려진 듯 졸고계신
머리에 수건 얹은 할머님이 떠오르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