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전쟁

Note/Talk-Talk 2004/10/17 03:30
애인있는 친구들과 놀다보면 종종 녀석들이 그녀들과 싸우는 것을 보게된다.
그런일은 밤 늦게 놀고 있을 때, 띠리리 걸려온 전화로 다투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많은 경우 녀석들은 아무말도 못하고 전화기 너머의 그녀의 얘기를 묵묵히 듣다가
"나중에 얘기하자!" 라는 말만 반복하며 끊지도 못한 채 한숨만 푹푹 쉰다.
한숨 한 번 쉬고 '쩝,쩝;;" 입맛 한 번 다시기를 반복 할 뿐
상대가 먼저 끊기만을(끊어 주기만을) 기다리며 안절부절 한다.

물론, 나도 연애시절에는 예외가 아녔다.
"이 시간까지 밖에서 뭐하느냐?"
"나랑있을 때는 10시면 피곤타며 집에 가더니 친구들이랑은 지금 시간까지 잘(자알~) 논다."
"00시 까지 오기로 해 놓고는 아직도 출발 안 했느냐?!"
"한 시간만 논다더니 지금이 몇 시간 째냐?!"
"할 일 많다더니 일은 언제 할꺼냐..."
..등 등 등...

남자입장에서 보자면 놀던 분위기 난해해지게
나중에 얘기하면 될것을 꼭 끝장을 보자는 식으로 전화로 물고 늘어지는게 싫다.
어차피 이리된거 전화 통화할 시간에 볼일 끝내고 들어가는게 빠르지 않겠나.
내가 그렇게 싫은 소리 들을 정도로 나쁜 짓 하는것도 아니고 말야.
잘잘못의 진위야 나중에 얼굴보고 얘기하면 될 것 아닌가.
그도 아니면 혼자 있을 때 통화 하자는 거지.

사내들이 이렇게 반응하는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 다각도의 상황 분석에서 오는 입장표명이다.
'내가 여기서 화를 내면 전화는 더 길어질테고...
그렇다고 싹싹 빌자니 주변 친구들의 눈이 있고...
화내는 여자친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일일이 반응하자니
내 여자의 속내를 친구놈들한테 다 까발리는 것 같아서 싫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순간을 모면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젠 안 먹히고..
그렇다고 상대를 무시하고 낼롬 끊어버리면 후환이 두렵고...'
막막한 노릇이다.

more..


경험상 여자는
얼굴 보고 - 눈동자 마주치고-
화 버럭 낸다던지
불쌍한 눈빛으로 싹싹 빈다던지
뒤에서 살짝 안아주면
땡~이다.
비록 맘에 담아 둘 지언정 그 순간엔 져주는거다.

문제는 이놈의 전화 통화다.
아무리 얼르고 달래고 화내고 소리쳐도 씨알이 안 먹힌다.
전화 싸움에 이겨(?) 본적이 단 한 번 이라도 있었던가.
말빨 씬 남자들도 다 당하고 살더라 이거지.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눈빛과 제스츄어 없는 말은 설득력이 약하다.
제발 날 설득하고 싶으면 눈 앞에 나타나 달란거다.


전화요금도 아깝;;

  1. akgun 2004/10/17 03:42 수정/삭제/ 댓글

    앞으로 위와같은 경우 발생시,
    나의 애정의 깊이와는 전혀 무관한 쓰잘때기 읎는 소모전이라고 간과
    낼롬 끊어 버릴테다!
    ...라고 다짐 중...

  2. BlogIcon 하이짱 2004/10/17 11:17 수정/삭제/ 댓글

    흠...
    하긴 눈빛보며 직접 목소리를 들으면 상대방의 맘을 좀더 쉽게 알수 있긴 해여.
    나로썬 전화를 들고 싸운적이 별루 없어서리..
    난 주로 할말이 길어길거 같으면 나중에 컴퓨터 메신져로 얘기를 하자는 편이져..
    akgun님 말씀대로 그 자리에서 말하기두 어려울 사람 붙들구 이러느니 저러느니 얘기해서 모하겠어여.
    말보단 글로 쓰는게 말도 심하게 나가지 않고 생각을 정리해주니까...
    물론 전화요금도 나가지 않으니 좋아여~ ^^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신뢰하는 맘..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맘을 항상 생각한다는게 제일 중요하겠져..
    그렇게 몰아붙이게 되는 여자의 맘을 이해하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순간의 남자의 맘을 이해하고..
    물론 쉽지 않겠지만 ...
    서로 사랑한다는걸 잊지않는다면 다툼의 수가 조금은 줄수 있지 않을까여...^^

  3. akgun 2004/10/17 13:50 수정/삭제/ 댓글

    전화로 안 싸운다니 다행;;
    고작해야 삐삐가 있던 시절에는 집 전화로 밤새 통화하거나
    뒷사람 안 생길 공중전화에서 전화카드 몇 장씩 소진했던 기억이;;
    지금은 모두 핸폰 시대라, 애정도 싸움도 24시간 풀~
    잘못하면 달궈진 핸드폰에 귀 데는 수가;;

  4. 재연 2004/10/18 12:03 수정/삭제/ 댓글

    나도 대체적으로 동의 ..
    전화로 싸우는 것만큼 소모적인 것이 없지 ..

    가장 좋은 것은 다투더라도
    만나서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최고~

  5. 연이랑 2004/10/18 14:01 수정/삭제/ 댓글

    전 상대가 화나서 씩씩대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면 첫번째 전화면 예의상 잘 받아주고 담은 아예 꺼버리거나 안받아 버려요.

  6. akgun 2004/10/18 22:52 수정/삭제/ 댓글

    항상 탁 소리나게 끊고 베터리 빼 버려야지;; 라고 맘 먹습니다만, 그리 되지 않는것이 "인지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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