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때 쯤이었나, 친구의 형님이 그런 얘기를 했었다. 아직 시골 학교의 "순진한 녀석들" 이었던 우릴 앉혀놓고 도시생활을 좀 맛봤던 큰 형님께서 '일장연성'을 하셨던거지.
"니들 뭐 하고싶냐??"
커서 뭐가 될래? 정도의 뉘앙스를 풍기는 질문였던 것 같다. 나이도 나이거니와 한창 어울려 다니며 놀기 좋아하던 녀석들한테 쉽게 나올 답이 아니었다. 다들 쭈뼛쭈뼛거리거나 뒷통수 박박 문지르며 어색한 웃음만 흘릴 뿐이었다.
"니들 진짜, 제대로 놀아본게 몇일이나 되나? 아니, 몇시간이나 정말 놀다 죽을 것 만큼 놀아봤냐?"
다들 어젯밤에 모여 짤짤이(쌈치기)하던 생각이 잠깐동안 떠올랐을 것이다.
"'정말 난 그 날, 그 시간만큼은 원 없이 놀았었다" 라는 건가? 생각해보니 놀아도 좀 어리버리 시간을 때웠던 것 같군.' 뭔가 머리에 번뜩 거렸다. 뭘 하든 제대로 하라는 말이구나 라고 느꼈었던 것 같다. "놀지말고 공부해!" 라는 말만 듣다가 노는것도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시간 때우기가 아닌 정말목숨걸고 놀아보라는 건데, 그러다보면 그것도 재미없어서 또 다른게 하고 싶어질 거 라는데....
어린 마음에 삘이 확 꽂혀서 '역시 큰형은 달라도 뭔가 다르구나' 라고 감동 먹었더랬다.



근데,
아니었다.
나란놈은 놀아도 놀아도 놀아도 놀아도 놀아도... 또 놀고 싶더라 이거지.

밤새 놀고 들어오니 기운은 없어도 옛 형님의 말쌈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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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aw 2005/02/22 14:46 수정/삭제/ 댓글

    날좋아지믄 함 쏘자~

  2. BlogIcon spitart 2005/02/22 18:40 수정/삭제/ 댓글

    정말 뱃가죽 찢어지게 놀았네요 ㅋㅋㅋ

  3. BlogIcon Rin 2005/02/22 19:00 수정/삭제/ 댓글

    ㅋㅋㅋ
    저도 마찬가지....평생 놀 궁리만 하다가
    죽을 때는 실컷 놀지 못한 것을
    원통해하며 죽을 듯...^ㄴ^;;

  4. akgun 2005/02/23 01:29 수정/삭제/ 댓글

    raw// 이번주가 지나면 좀 풀리겠지. 내 타이어 찌그러 들겠다. 벌써 한달은 세워 둔듯;;

    spitart// 흣흣;; 건강하게 오래 살꺼야 우린 ^.,^;; 그 기운에 여자친구 챙기러 떠난 내가 대견하다. (쳇)

    Rin// 푸훗;; 저 역시 그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행복한거 아니겠습니까. 가족들은 이미 싫어하기 시작했지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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