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아는 동생과 메신저로 토론아닌 토론에 열을 올렸다.
논점은 인터넷의 불법복제에 관한 것이 었는데, 주 타켓은 저작권이 존재하는 mp3와 만화에 대한 다운로드였다. 후배의 생각은
"이미 편리함에 빠져있는 사람들한테 의식의 개조란 어렵다. 강제하는 것 만이 저작권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아무리 다운로드가 판을 쳐도 좋은 것은 오프라인으로도 소비되기 마련이다."
라는 것이었고 내 주장은
"의식을 갖고 있는 너 마저도 왜 다운로드로 음악과 만화를 소비하느냐. 그리고 최고만을 소비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선택의 실패가 낳는 소비도 문화의 저변확대에 중요한 터전이며 몫이다."
라는 것이 었다.
많은 경우 이 고리타분한 논점에 무대응이다. 나 역시 이미 고리타분한 인물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니깐. 문제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음악저작권에 관한 강력시행이다. 연초부터 시끌했던 이 얘기로 많은 블로거와 인터넷에 적을 두고있는 홈페이지 관리자들은 술렁거렸다. 나 역시 링크하고 있던 음악의 경로를 임시로 차단했었으니까 - 아무리 CD를 구입했고, 빽뮤직으로만 사용했다 하더라도 이 문제에 무관해질 수는 없는거다.
요즘 음반시장이든 만화출판 시장이든 정말 어렵다고들 한다. 만화 얘기 말고, 모두 아는 음악 얘기로 하자.
음반시장이 죽은게 단순히 불법 mp3 때문만은 아니며 질 나쁜 음악을 생산하는 생산자(음악인)들의 책임도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좋은 음악은 아무리 mp3로 퍼져도 음반으로 살 사람들은 다 산다." 라고들 한다. 그런데 과연, 가장 좋은 것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존재 가능한가 ?.
최고만을 선택해서 소비하려는 사람들과. 이류 음악도 음반시장의 저변을 이루는 중요한 창작물이라고 변명하는 사람들과의 충돌.
이해되지 않는게 아니다. 요즘은 정말 앨범 하나 사서 듣기가 여간 모험이 아니다. 좋은 곡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앨범 전체가 같은 퀄리티를 갖고 있는게 아니기에... 그러니 앨범 한 장을 사서 듣는 것 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모아서 mp3로 듣는게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앨범을 만드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무슨 말을 하고 있나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그 중 한 곡만이 내 취향일 뿐인거니깐. 영화 전편을 보는 것 보다는 하일라이트 장면만을 골라 보는게 확실한 일일 수 있다. 이 말초적인 사고는 애로 영화일 수록 더욱 빛을 발하듯이 싸구려 앨범(전체를 생각치 않고 상업적인 힛트곡 한두 개만 가지고 앨범을 채운) 일수록 확실히 기능하기 마련이다.
인터넷은 분명 편리한 기능이다. 요즘의 공유싸이트는 정말 없는게 없다고 할 정도며, 아무리 용량이 큰 영화라해도 실시간으로 다운 받으면서 시청 가능할 정도다. 인터넷의 악 기능이 정말 도를 넘어서는 수준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모두가 안 좋은일 임을 알면서도 '편리' 라는 것을 버리지 못하겠기에 계속 같은 일을 반복 하고 있다는 거다. 누군가 강제로 규제 하기 전에는 말이다.
우스운 것은 자신의 생산물에 대한 댓가도 지불받지 못하면서 계속 쏘스(이류 일지도 모를 음악, 만화, 영화)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최고의 생산물-자신이 생각하기에-만 댓가를 지불할 뿐, 이 외(이류)에는 아무런 댓가없이 소비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것이다.
새벽녘의 메신저 토론은 문제의 논점만큼 열을 더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결론없이 연애 얘기로 마감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