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재밌는 꿈들을 자주 꾸게 된다. 내게도 꿈은 깊은 잠을 방해하는 요소지만, 무언가 부족한 것을 마음에 담고 있을 때 종종 꿈이 그것을 해결해 주려하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겨우내내 스토리를 구상 중이었는데 - 딱히 골머리를 싸매고 지내진 않았지만- 그것 때문에 앞뒤가 뒤엉킨 재밌는 꿈들이 꾸어진다. 집요하게 스토리에 연연한 날이면 잠결에 설핏 일어나 머릿맡의 수첩에 메모를 하고 다시 잠들지만, 그 조차도 깨어나서 보면 삼류거나 위아래 전후좌우 아무것도 아닌 끄적임일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왜 꿈은 그토록 구체적이며 달짝지근하고 매혹적인 것일까. 떠올려 지지 않는 꿈일 수록 더욱 더. 오늘도 깨어나는 선잠 속에서, 조금만 부풀리면 아주 그럴듯할 것 같은 꿈을 어렵풋이 잠고 깨어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뭔가 굉장한 꿈을 꾸었다' 라고만 기억 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열살 때 꾸었을 뿐인 의사가 되겠다던 꿈이 그러하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