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직 20대인 지적 생물체들에게 인생의 반을 산 호모싸피엔스 싸피엔스의 신체적 변화에 대해 얘기 할 때가 있다.(어르신들 죄송합니다.) 어떤이는 나이변화, 혹은 나이에 관계된 얘기만 해도 시큰둥한 태도를 보인다. 그들에게 나이에 관해 논하는 자체가 '노땅들의 아이템' 일 수 있나 보더라. 그와 다르게 진지하게 얘기를 들어주는 이들도 그 초롱한 눈빛을 읽어보면 '난 아직 멀었다고오~' 거나 '과연 그렇게 될까' 라는 의구심을 품었음을 알 수 있다. 모두 늙어 죽을꺼야... 그러니까 그런 얘긴 됐어! 일지도... 아니면 '정말 불쌍하네~' 였을까? 어린것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냅두고... 유전자 조작에 관한 얘기가 한창일 때 그런 얘기가 들렸다. "우리 세대에 이미 1,000수를 누릴 만한 사람이 나올 것이다" 라는. 다소 과장됐으나, 유전자 컨트롤 - 혹은 복제인간- 기술이 그만큼 진보하고있을테니 불가능한 얘기도 아닐테다. 그런데 과연 1,000살 먹은 사람의 인생의 정점, 육체적인 정점은 언제일까? 현재의 여든 정도로 나머지 920년을 산다는 건 우울하잖아 -_-;;(어르신들 죄송합니다.) 일흔의 반이 이런 장황한 배경 설명은 접고, 요즘 부쩍 손톱이 빨리 자란다. 이제서야 손톱만이 '육체적 정점'에 올라 섰을리 만무하고, 혹자는 "야한 생각 많이해서"라고 하는데, 내 어찌 스무살 시절보다 야스런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으랴. - 내 어린 시절을 무시하지 마시라! -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죽어서도 손톱은 자란다"라는, 미라의 긴 손톱이 떠올라서 흉측할 뿐이다. 더해서, 사자머리를 연상시키던 내 헤어는 단순히 머릿결 탓만이 아니고 엄청난 모발 숫자에 의한 부풀림에 가까웠는데, 덕분에 항상 미용실에 들르면 "머리숫좀 쳐주세요"가 기본 멘트였었다. 그런데 미용실을 가야할 만큼 머리가 길어난 지금, 모니터의 블랙 화면에 비친 내 모습은 단정한 새색시만큼 차분하다. - 아침에 "엘라스틴 해써효~" 같은거 안했다. 작업실 구석구석에 쌓인 머릿칼, 청소기 안에 가득한 머릿칼, 샤워후 수채구멍위에 잔뜩 쌓인 머릿칼, 이 모두 자! 이쯤되면 다들 대머리 된 - 어차피 세 가닥이던 akgun을 상상하시겠지. 흐흣; "나 이십구가닥 밖에 ㅤㅇㅡㅄ써어~" 더 늦기전에, 더 늙기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