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비록 서로의 언어가 짧아서 건내고자 하는 마음의 1/10도 담지내지 못하며, 그 마저도 1/10 정도만 이해하는 수준이었지만 여유있는 웃음만으로도 충분히 전달되는 느낌 같은게 있죠. 가끔 서먹한 순간도 생기지만...
강이 범람해서 집들이 반이나 잠긴 마을을 둘러봤습니다. 쌓아둔 모래주머니가 임시로 강둑을 이루고, 그 뚝 안쪽으로 물에 잠긴 집들이 있는 곳이었지요. 강의 수면이 평소보다 1m정도는 높아진 탓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아도 어디에나 물이 흥건히 고여있었지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그 반이나 잠긴 집의 난간에 서서 낚시를 합니다. 카메라를 어깨에 딸랑딸랑 메고 걷는 저를보면
먼저 웃으며 합장을 하곤 하구요. 나로썬 이 끔찍하게 보이는 환경이 그들에겐 좀 다른가 봅니다. 이들의 여유있음은 - 대책없어 보이기까지 한 - 매해 반복되어 넉달씩이나 지속되는 이 강의 범람에 적응하고 살아온 오랜 경험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 사람들은 그 '모래주머니강둑'에 앉아서 끝없이 뭔가를 얘기하며 웃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정자에 앉아 장기를 두고, 그 한켠에 낚시대가 드리워져 있고, 동네 구멍가게는 여전히 스치로폴 위에 물건을 띄워놓고 손님을 맞습니다. 아슬아슬한 각목 몇 개로 다리를 만들고 그것에 의지한채 집안을 들락거리고, 방안에까지 넘치는 물 위에 나무 침대를 놓고 잠을 잡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뛰어놀고 아낙은 수다를 떨며 노인은 노래가락을 흥얼거립니다.
비교로 얻어지는 행복을 기준으로 가져서는 끝까지 행복해지지 않을 겁니다.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행복해지는 것. 어쩌면 행복이란 그 방법밖에는 없어보입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고 지금의 나 자신에게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그래서 우수워보입니다. 비교우위로 자신의 행복을 삼는 건 또 다른 불행을 만드는 길일테니까요.
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습니다. 그 보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지요. 덕분에 그들이 건내는 독주에 취해서 지금껏 쓰러져 있다가 이제서야 일어나 정리를 합니다. 사진은 현상하는대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위에 걸린 세 장의 이미지는 같이 걸어준 하늘과 운동화와 그 걸 촬영한 Treo 650입니다. Treo에 관해서는 나중에 언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