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맥주 한 잔 하다가 사춘기에나 있을 법한 힘 겨루기가 있었지요.

순서는 너어~무 단순하고 전형적이게도 맥주 병뚜껑 손가락으로 이그러뜨리기로 시작되어 한 손으로 숟가락 구부리기로 이어진 다음 테이블을 옮기면서까지 팔씨름으로 얼굴을 붉히더니 그것도 모자라서 급기야는 팔굽혀펴기까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도 성이 안 찼던지 윗몸일으키기로 온 힘을 소진하고서야 마무리 됐습니다.

그따위 어린애 같은 짓을 왜 하나 싶지만 막상 분위기라는 급물살을 타면 생각처럼 뭍으로 벗어나긴 쉽지 않습니다. '나무젓가락 손가락에 끼우고 부러뜨리기'가 생략된 것이 천만 다행이랄까요.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으니 여성이 한 명이라도 동석해 있었다면 이런 마초적인 행위는 시작되지 않았겠습니다만. 행인지 다행인지 XY염색체들 뿐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렇기에 시작된 거겠지만요.


어떻게 보면 이 우수운 행위가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심하게 우습긴 합니다만...
그것으로 서열을 가르게 되던 어린애스런 마인드가 사라진 지금에는 단순히 즐기는 또다른 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어디까지나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고 같이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거니까요.

'남자답다'/ '여자답다'라는 것이 상당히 곡해되는 요즘이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입술이 부르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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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이랑 2007/02/02 07:38 수정/삭제/ 댓글

    답다 라는 말...풀어서 설명하기가 가장 힘든말인것 같아요.그런데도 많이들 쓰는 말이기도 하구요.
    병뚜겅 손가락으로 이그러뜨리기...그거 무지 힘들던데..해보니까 꿈쩍도 안하더라구요-_-;;;;;
    힘센남자들 무서워~ ;ㅁ;덜덜덜

  2. comixs 2007/02/02 08:08 수정/삭제/ 댓글

    아하...1등 상품이 입술 부르트게 하는거죠?

    우는 아기 빨리 재우기 ...이런건 없나요?
    그거 진짜 어려운데

    • 沙丘 2007/02/03 00:29 수정/삭제

      그건 제가 잘하는데.. 특기예요. ^^/

    • BlogIcon akgun 2007/02/03 21:53 수정/삭제

      沙丘// 주특기교육을 제대로 받으셨나 봅니다.

  3. spitart 2007/02/02 14:36 수정/삭제/ 댓글

    형 요즘 제가 발길이 뜸했죠?
    다름이 아니라 이 망할놈이 장가를 가기 때문이라지요?
    5월로 날 잡았어요.

    나 : "형~ 와... 형! 집에가게~~"
    정오형 : "이 새끼야 빨리 안쳐?!!"
    린수형 : "공이나 줘 미친것아~!!"
    벌레형 : "아임 체인지~~!!"
    희창형 : "이거 치면 500원 줄께~"
    나 : "형... 당구안치면 안돼요? 아~ 형~~"

    - 에이스에서 -

    빨리 와요 형~ ㅠ.ㅠ
    당구 개재미없어~!!


    추신 : 형님들을 남겨두고 먼저 장가가게 되어 (희창이형, 산이형 빼고) 죄송합니다.

    • 沙丘 2007/02/03 00:27 수정/삭제

      오래전에...
      제가 악군의 블로그에 스며들어 잠기게 된
      기억의 처음이자 마지막 경로는
      스핏아트님의 예전 홈피였습니다.
      정말 우연이었지요... 흔한 일이긴 하지만.
      한동안 그 곳의 그림들을 오래오래 봤었답니다.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BlogIcon akgun 2007/02/03 21:55 수정/삭제

      沙丘// 그 말씀은 'spitart가 안 놀아줘서 여기서 놀 수밖에'라는 거군요.

    • 2007/02/03 22:12 수정/삭제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BlogIcon akgun 2007/02/05 01:21 수정/삭제

      별 근심을 다 하십니다.

  4. BlogIcon akgun 2007/02/03 01:26 수정/삭제/ 댓글

    연이랑// 저도 힘센 남자들 무서워요. 무식하게 힘만 쎄가지곤;;
    저처럼 외모도 심성도 야리야리한 사람들이 위화감 없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알흠다운 밤이 되기를...
    (안 어울리는 멘트 날릴려니 영 어색하네요)

    comixs// 끝에 's'자를 붙여야 하는 거였군요.
    아기 빨리 재우기! 자신 있습니다.
    재우다가 먼저 잠들어 버리면 알아서 자더라는...-.,-;;

    spitart// 니가 정말 궁극의 무개념을 몸으로 실천해 버리는 구나.
    어디 위아래를 물말아서 된장국에 비벼먹어도 유분수지.
    홍대박가야 가능성이 희박하니 그런갑다 하겠지만
    bellbug는 추월하면 안 되지!!
    신혼여행은 푸켓으로 날아오렴. 삼박사일 잠 안 재우고 보내줄께

    • 과메기조나단 2007/02/04 18:13 수정/삭제

      홍대박가야 가능성이 희박하니 그런갑다 하겠지만
      flic은 추월하면 안 되지!!
      홍대박가야 가능성이 희박하니 그런갑다 하겠지만
      akgun은 추월하면 안 되지!!

    • BlogIcon akgun 2007/02/05 01:23 수정/삭제

      불쌍한 건 오로지 '홍대박가' 뿐이란 얘긴가?
      당신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도 두고봐야 아는 거지만...

  5. dddd 2010/12/03 20:24 수정/삭제/ 댓글

    맥주뚜껑은 껌이죠.... 사이다뚜껑정도는 1초만에 구부려줘야... 어느정도 구부리는구나 하는거죠... 다음 십원짜리..

    • BlogIcon akgun 2011/02/16 16:12 수정/삭제

      뉘신지 알수는 없지마는 혹 뵙더라도 악수는 사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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