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자야! 눈화장이 그게 뭐야아~"
친절한 금자씨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 이라지만
박찬욱 감독 자신의 말대로 영화는 지극히 내수용이다.
이영애라는 배우가 갖는 -국내관객들의- 이미지를 이용한다는 것과 전체적인 나레이션을 배치하는 효과, 다양한- 너무도 유명한- 배우들을 까메오로 출연시켜서 복수 3부작의 완결편을 정리하는 것 까지. 박찬욱은 몰라도 이영애와 나레이션을 맡은 성우'김세원'의 목소리에는 익숙한 국내 관객을 위한 영화 일 수 있겠다.
영화의 도입부는 올드보이의 인상적인 -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며 오프닝 글자가 한자씩 시계바늘처럼 돌던- 이미지처럼 맨몸 전체를 부드럽게 ㅤㅎㅜㅀ으면서 문신이 그려지듯 묘사된다. 나무덩굴이 자라서 화려한 잎을 피우는 이미지는 이영애의 성장을 상징할 수 있겠고,-반대로 구속을 상징할지도..- 손바닥의 지문을 클로즈업함으로써 범죄물이란 인식도 동시에 심어주고 있다.
전체적인 영화의 인상은 복수 3부작의 잔혹함 보다는 코믹에 무게를 싣고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그냥 웃기다. - 내가 쫌 잔인하거나 독한 놈일까.
올드보이 보다 훨씬 피가 난자하면서도 덜 잔혹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자극은 중독된다' 라는 심리적 영향 때문일까?
올드보이의 잔혹은 단순히 피가 튄다는 의미의 시각적 잔혹함이 아니다. 피부를 뚫고 나오는 개미의 이미지, 기절한 대수의 입에서 살아 꿈틀대는 낙지, 장도리로 이빨을 하나씩 뽑아내는 고통, 배달되어온 보라색 상자안에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까 라는 상상, 혀를 잘라내는 대수의 행동, 그리고 그어떤 이미지보다 잔혹한 딸과 아버지의 성적결합이 주는 충격,
그에비해 친절한 금자씨는 무척이나 친절하다. 잔혹한 씬들은 적절한 유머로 버무러져 있어서 훨씬 부드럽게 삼켜진다.
금자씨가 상상하는 백선생은 개의-혹은 늑대- 몸통을 한 동물로 묘사된다. 꼬리를 살랑거리는 백선생(최민식)의 모습은 얼마나 코믹한지. 덕분에 총알이 머리에서 부터 똥꼬까지 관통하는 순간에도 한 마리 짐승을 처리하는 느낌 이상은 없다. 정작 백선생을 처리하는 마지막 씬에서 조차 금자씨와 함께 복수를 하는 많은 인물들도 심리적인 갈등보다는 돌출발언으로 대신한다. 그리고 기다렸던(?) 백선생의 마지막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가위로 간단히 끝난다. - 올드보이의 대수도 가위로 잘못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었다. 아이를 유괴 살해하는 장면 역시 친절하게도 생략. 백선생의 시체에 금자씨가 쏜 총구멍이 뽕;뽕-_- 뚫려도 덤덤하게 바라보도록 연출.
여기에 이어지는 복수가 끝난 금자씨의 울듯하다 웃는 듯하다 울듯 하다 웃는 듯 하다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우는 -_- 표정은 또 얼마나 압권인지.
오대수의 엔딩 표정과 같은 컨셉을 이영애은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 고집스럽게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보을 듯하다.
2시간이라는 런닝타임 임에도- 기승전결의 일반적인 연출과 다소 거리가 있는 편집은 조금 끊길듯 이어지는 느낌을 주지만 그렇기에 3부작의 완결이라는 느낌을 갖게하면서 전개된다.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인물이 너무 많다. 출연하는 모든 이들은 훨씬 더한 갈등 구조를 갖었어야 함에도 - 그들 모두는 그들 삶에 주인공이다 -_- - 변변한 설명없이 금자의 동선에 잠깐씩 곁다리를 낄 뿐이다. 올드보이의 얽히는 인물구조에 비해 다소 아쉽다.
더욱 어수선 했던 것은 화려한 까메오들에 있다. 3부작의 완결을 짓는 배역들로 충분히 설명되기는 하지만 너무도 유명한 배우들의 등장은 극의 흐름을 깨어놓는다. - 개인적으로 까메오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최민식역 이상이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영화가 그나마 코믹쪽에 무게를 싣고 있어서 수많은 까메오들 - 송강호, 신하균, 강혜정, 윤진서, 류승완, 배두나(촬영 당일의 스케쥴로 빠졌다고..)- 의 출연을 용서하는 쪽이지만.
"누구냐 너!" -_-;;
-------------------------------------------------------------------------------------------------
리뷰라고 쓴 글이 참 어수선도 하다. -_-;;
암튼, 서서히 흑백으로 색이 빠지도록 디지털 처리했다는 버젼이 동시에 개봉해서 용산, 강변, 구로 CGV 에서 개봉했습니다. 그걸 보러가야겠군요. 기사상으로는 감독의 의도는 저것입니다. 서서히 색을 빼는 -화면 중반부부터 서서히 채도를 낮춰가서 결국은 흑백화면이 되는- 것이 처음의 의도 였다는 데요. 촬영을 끝내고 화려한 색의 색감이 맘에 들어서 고민하다가 결국 두 가지를 동시에 개봉키로 했다는 군요. 덕분인지 컬로 버젼은 중간중간에 흑백화면이 나오죠. 주로 회상씬에서.
최종 결정이 어떻든 흑백화 되는 감독의 처음 의도는 조금 밀려난 느낌이네요. 개봉관 수만 봐서는...
장난처럼 시작됐다는 -집요한 기자들의 질문에 "복수 시리즈야" 라고 대답했다는 - 복수 3부작이 마무리 됐습니다. 그의 영화가 외국 유명영화제에서 상을 받든 그렇지 않든 그는 한국의 정서를 잘 아는- 한국인만이 알 수 있는 정서를 잘 아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JSA가 일본에서 흥행을 했다지만 그들이 김광석의 음성이 주는 느낌을 알리가 없지요.
그가 그려낼 다음 영화가 또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