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표면에 얇고 매끈거리는 막이 씌워진 느낌
- 바라보는 모든 것, 귀에 들리는 모든 것들이 일정량 차단되거나 느리게 전달되는 기분이다.

정신을 차리려 머리를 흔들어 보지만
잠시동안 또렷하던 상이 다시 뿌옇게 흐려지고 이내 나른해진다.

그렇게 오전은 무기력하게 흘러간다.


정오가 지나고,
속이 비워지고나서야 조금 정신이 돌아온다.
-적당한 허기는 뇌를 신선하게 하는 건지도...

담배 한 개피를 빌려 폐에 가득 연기를 채워 넣은 후에야 머리가 가벼워진다.

그렇게 또 한참을 멍하니 베란다에 앉아 느린 하늘을 올려다 본다.


가을이 깊다.
선명한 구름은 손을 잡아끌어 바람부는 언덕으로 올라서게한다.
황금빛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곳.
부드럽게 쓸려가는 풀잎들의 파도
구름의 그림자가 대지의 표면을 따라 흐르는 곳
구두코에 내려앉은 빨간색 잠자리.

공상을 따라 다시 정신이 몽롱해진다.

휴가 후유증은 월요병과 더해져서 그렇게 벗어나기 힘들다.



날 좋은 가을, 칙칙한 사무실에 앉아서 이게 무슨짓이람?!... 이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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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apzap 2005/09/26 15:33 수정/삭제/ 댓글

    휴가가 끝나면.. 날씨가 끝장 좋아지는 우연.

  2. BlogIcon akgun 2005/09/26 16:01 수정/삭제/ 댓글

    휴가 끝나는 날, 20만원이나 꽁돈이 생기는 우연 -_-;; 정말 머피의 법칙이란

  3. 홍대박씨 2005/09/26 20:33 수정/삭제/ 댓글

    아, 시바 졸라 잘그렸네~ 근데 왜 내 일만하면 헤메세요~ 네?

  4. flic 2005/09/26 22:56 수정/삭제/ 댓글

    '내'일이 아니기 때문인거지...
    꽁돈 흉아가 접수한다. '이체완료' 네 글자면 험한 꼴은 피할 수 있다...

  5. 2005/09/26 23:40 수정/삭제/ 댓글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6. BlogIcon akgun 2005/09/27 09:34 수정/삭제/ 댓글

    홍대박씨// 이야~ 박싸장! 잘 나가는 박 사장이 이게 뭐어야?! 주말까지 열 개를 어떻게 다 하냐고!!

    flic// 내일 네일 안 가린다. 내일 보자.

    비밀댓글// 그건 강조를 위한 과장법이었을 뿐입니다.
    모두가 관심 가져주신 여러분의 덕분이라고...

  7. BlogIcon 연이랑 2005/09/27 13:24 수정/삭제/ 댓글

    앞으로 먹고살걱정 이것저것 하면 정신이 번쩍 나요 >.<
    저도 오늘로 마감 휴가 끝입니다.. 주말과 겹처서 휴가가 아닌게 되버렸지만 ^^

  8. bambam 2005/09/27 18:57 수정/삭제/ 댓글

    로그인좀 하세욥

  9. BlogIcon akgun 2005/09/27 23:16 수정/삭제/ 댓글

    연이랑// 흐흑;; 먹고 살 걱정.. 그렇게 말씀하시면 전 정신이 번쩍 나는게 아니고 암흑이에요. ㅜ.,ㅜ;;

    bambam// 요즘은 온통 수작업. 컴을 켜면 딴 짓 할게 너무 많아서 되도록 안 켜려고...(근데 또 이게 뭐야 -_-)

  10. BlogIcon jamsan 2005/09/28 04:52 수정/삭제/ 댓글

    아니~~아니~~ 세벽3시에 어디가는겨?(총각~!!! 3명이,,음,)

  11. BlogIcon akgun 2005/09/28 12:27 수정/삭제/ 댓글

    우리 이제 '유부남'이랑은 안 놀라고.
    유부우동도 싫어!
    (어쩐지 불쌍하다 -_-)

  12. BlogIcon oopsamx 2005/09/29 05:37 수정/삭제/ 댓글

    유부초밥도 싫지 않아요? '_';
    (어쩐지 동질감 -.-)

  13. BlogIcon akgun 2005/09/29 09:46 수정/삭제/ 댓글

    유부로 초밥을 만들었다는 것에서...그것이 장어초밥과 동등한 대접을 받는 다는 것에서 화가 나신 건가요?
    (어쩐지 배고프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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