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에서 만난 그녀는 흡연가였다.

담배를 피우고 안 피우고는 어디까지나 개인 기호의 문제일 뿐,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다. 커피를 마시느냐 안 마시느냐의 문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거다.

불과 7년 전(적어놓고 보니 7년이 짧지는 않구나 -_-)만해도 캠퍼스의 스텐드에 앉아서 '여자가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 하나로 언짢은 표현을 던지던 남자들이 있었다.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성들은 '보행 중 흡연'을 하지 않는다. - 이건 단순히 남성들의 폭력적 시선으로 인한 문제만은 아니다. 아랍권 여성들이 스스로 '히잡(hijab)'이라는 두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문제 일 수 있다.


다시 파티에서 만난 그녀.

...는 어색하리 만큼 거칠게 담뱃재를 떨었다. 담배끝에서 '딱' 소리가 날 정도로 거칠게 손가락을 튕겨서 재를 떨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자들의 손가락 힘으로 저렇게 세게 재를 털었다간 불똥이 남아있질 않을텐데 묘한 힘 조절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그 노하우가 궁금하기도 해서 한참을 관찰했다.

'이쁘군'

-_-;; 이게 아닌가.
요는, 담배를 빠는 힘과 그에따른 양이다. 남자들의 호흡으로 길게 빨아들인 담배는
끝에 긴-불똥이 남기 마련이다. 그걸 거칠게 다뤘다간 불똥이 떨어지기 싶상이거든.
-새벽녘에 연탄불 꺼먹고 불 쏘시를 구하러 옆집 대문을 두드리는 쪽팔림이 생기는 거다.
그녀는 그만큼 천천히, 조금씩 연기를 삼키고 있었다.


+ 달라 붙는 필터때문에 입술 찢어지기
+ 라이터에 앞머리 꾸슬리기
+ 입에서 떨어지지 않은 담배 때문에 손가락 사이에 화상입기
+ 거꾸로 물어 필터에 불 붙이기.
+
+
+
담배 한 개피에도 수많은 노하우가 숨겨져 있는거다.



5년여의 금연을 마치고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는 짧은 변명.

Trackback :: http://rockgun.com/tt/trackback/357

  1. zapzap 2005/09/28 15:40 수정/삭제/ 댓글

    3번이 제일 끔찍. 덜덜덜...

  2. BlogIcon akgun 2005/09/28 17:58 수정/삭제/ 댓글

    입술 찢어지기가 나한테는 최악.
    지금은 사라졌지만 하드케이스가 아니던 시절엔 케이스가 구겨져서 아까운 '돗대'가 부러져있는 걸 봐야하는 슬픈...

  3. 상원양 2005/09/28 18:49 수정/삭제/ 댓글

    몸생각해서 금연하시오..............................

  4. BlogIcon bellbug 2005/09/28 19:24 수정/삭제/ 댓글

    지구평화를 위해서 금욕하시오...............덜덜덜

  5. gnome 2005/09/28 20:15 수정/삭제/ 댓글

    글쎄요...
    담배를 피우고 안 피우고는 어디까지나 개인 기호의 문제일 뿐,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다. 커피를 마시느냐 안 마시느냐의 문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거다.
    보수적이라 느끼실지 모르지만..전 남성이든 여성이든 담배피우는것을 개인의 기호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무언가 자신을 포함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많거든요..흡연자들은...아무대나 침을 밷는다던가..담배꽁초를 아무대나 버린다거나(개인적으로 이런사람이 일부인게 아니라 깨끗이 치우는 사람이 일부인거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리고 여성은...나중에 아이를 가지실거라면...조금더 신중해야 되지않을까요??

    ......금연자의 한마디였습니다...

  6. dogy 2005/09/29 00:35 수정/삭제/ 댓글

    입술 찢어지기 - 이제 면역이 돼서 시작된다 싶으면 입을 다물고 얼른 떼버리는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앞머리 꾸슬리기 - 요즘 꼬으는 머리가 필 꽂혀서 별 상관 없습니다.

    화상 입기 - 왼만큼 정신 멍... 한 상태가 아니면 겪지 않습니다.

    거꾸로 불 붙이기 - 공감합니다. 더군다나 돈이 없는 요즘..

  7. BlogIcon oopsmax 2005/09/29 05:34 수정/삭제/ 댓글

    요즘 왜 이렇게 남/여에 대해 심각해(?)지신 걸까요. 저는 여성의 "보행 중 흡연" 기피는 사회가 만들어낸 - 사회의 인식이 여성의 머릿속까지 지배하고 있는 - 현상이라 보고 있어요. 히잡도 거슬러 올라가면 종교/사회적인 억압에 의한 것이라고. 변명하지 마시고 절연하시면 좋겠다는 결론. <3.3인치의 유혹, 담배 (골초가 골초들에게 보내는 금연메시지 71)>라는 책을 권합니다,, (월급 어쩐대요.)

  8. BlogIcon akgun 2005/09/29 09:43 수정/삭제/ 댓글

    상원양// 인생 뭐있어? 달리는 거지

    bellbug// 지구평화는 고사하고 이웃의 평화를 위해서 앞으론 금욕하시오...... 후달달

    gnome//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십니다. ^.,^;; 농담이구요. 많은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들에게 해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gnome님께서 예를 드신 길거리에 침 ㅤㅂㅐㄷ기, 담배꽁초 버리기 같은 것들은 단순히 흡연자의 문제는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같은 행위에 무감각하죠. 흡연자들이 버릴게(?) 많을 뿐이구요.
    문제는 비흡연자를 전혀 배려치 않고 피우는 행위라고 보여집니다. 저도 다시 입에 물었으니 빠짝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세삼 느끼게 되네요.

    dogy// 도기도 노하우가 쌓일 만큼의 흡연량인거지. 없는 형편에 필터에 불 붙이면, 필터 끊고라도 피운다.

    oopsmax// 남/여의 원론적 문제에 심각하게 접근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이쁜 아가씨의 재 떠는 독특한 모습'이 어번 포스팅의 내용이라고 보시면 틀림없습니다.
    히잡과 보행 중 흡연에 대한 예는 oopsmax님의 의견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것이 이미 '여성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는 거죠.
    전 언제든 절연 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만... 당분간은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같습니다.

  9. 일본인거주 흡연자 2005/09/29 14:01 수정/삭제/ 댓글

    다들 아시다시피 일본에서의 여성흡연에 대해서는 관대하달까요~
    보행중 흡연여성들도 심심찮게 보이니말이죠.
    허나, 일본정부에서도 보행중 흡연이 타인에게 건강상의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는지 요즘엔 '흡연 에어리어'라는 것을 설치(금만 쳐져있는거지만) 그안에서만 흡연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습죠.
    무엇보다 디자인을 하는 저로써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환경친화적인 재떨이가 부러울따름.

    어쨌거나 저쨌거나~ 저 역시도 여성들의 담배 태우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므흣해집니다~ ^^*

  10. BlogIcon 연이랑 2005/09/29 14:59 수정/삭제/ 댓글

    전...담배를 피지 않기 때문에 담배연기로 너무 괴로워요.
    어제 새벽에도 마지막까지 남은 5명중 저만 빼고 다 흡연가..
    같이 있는 언니까지도...
    제가 오히려 비정상으로 느껴질 만큼 요즘은 여성흡연가가 많은것 같아요.

  11. 홍대박씨 2005/09/29 16:34 수정/삭제/ 댓글

    이런 &#49763;!~~ 여자 진짜 못그려!! 못생겼자녀!~ 저여자 담배피우는게 이쁘다는 생각이 어떻게 드는거3? 응?
    안되겠어. 여자는 내가 다 그리고 형은 남자만 그리3

  12. bambam 2005/09/29 17:35 수정/삭제/ 댓글

    이뻐보이는데...

  13. BlogIcon akgun 2005/09/29 19:58 수정/삭제/ 댓글

    일본인거주 흠연자// 일본인들의 지나친 -어디까지나 주관적 - 타인에 대한 배려는 가끔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죠. '흡연 에어리어' 라니.. 담뱃재를 떨 수 있는 개인용 재떨이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좀 오바 스럽네요. 물론 디자인은 전혀 안 오바스럽더라도 말이죠.
    작업실이 대학가, 그것도 자유분방하다는 홍대에 있는 탓에 '보행 중 흡연'하는 여성이 많이 있어요. 전혀 이상하지도 않고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여전히 여성들의 담배 태우는 모습이 얘기거리가 된다는건 재밌어요.

    연이랑// 다들 '꼴초'인가 보군요. 제 주변에도 꼴초들이 많아서 비흡연자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가 많이 있죠. 저도 조심토록 하겠습니다.

    홍대박씨// 그러니까 자꾸 밤에 나타나서 작업시간을 뺏지 마란마리야~!! 수정할 시간은 고사하고 스케치 잡을 시간도 없다고오~
    그나저나 여자만 다 그렸는데 어쩌나 -_-;;

    bambam// 실제로도 이뻐~

  14. 대마왕 2005/09/30 01:21 수정/삭제/ 댓글

    주변 비흡연자분들도 생각해주세요.. 콜록콜록..

  15. BlogIcon akgun 2005/09/30 11:12 수정/삭제/ 댓글

    담배 한 개피만 꿔주겠어??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