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가는 길

Photo 2006/05/11 09:45
Minolta X700


UI작업 중이었다. 게임 인터페이스 작업말이다. 더 쉽게 말해서 게임에 들어가는 버튼 이미지를 만들고 있었다.(동연누님! 더 쉽게 설명해야 돼?) 좋다. 더 정확히 자세히 털어놓자면 그동안 작업했던 게임의 영문 이미지를 네덜란드어로 바꾸고 스페인어로 바꾸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악군씨는 이런거 증말 안 하게 생겼는데..."
뒤에서 스페인어 검수를 도와주고 있던 분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한 마디 한다.
"단란주점 같은데서 술마시면서 영업하면 딱인데, 이런 거 하니까 생김이랑 안 어울려!"

컴 앞에 앉아서 그림그리는 거 아니면.... 그러니까, 술상무를 말하는 거구만?!... -.,-;;


처음 그림공부를 시작할 때는 그나마 조금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운동에 재미를 들이고 한창 급성장(?)하던 때여서 "얌마 너 그렇게 뛰다가는 큰일나" 에서 "그정도만 해"로 바뀌던 시절이었고, 그 시절 고등학교 미술부 하면 사생대회 따위가 떠오르는 감성집단이긴 하지만 '남고 미술 부'라는게 또 와일드한 조직이기도 했다. 지금처럼 컴앞에 다소곳이 앉아서 도트찍던 거랑은 조금 달랐단 말이지!

보통의 경우 '성격이 그 사람의 일을 결정한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주위를 둘러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취향보다는 성적에 맞추어서 대학을 선택하듯 - 어쩌면 그런 탓에 - 먹고 사는 일이 그 사람의 바램이나 적성에 정확히 부합하는 경우는 오히려 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우리쪽 분야가 일찍 자신의 적성이나 바램을 찾은 편이라고 할 수 있잖은가.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기더라.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의 성격을 바꾸어 놓는 일 말이다.

그림이 좋았지만, 회사원이 될 생각은 없었다. 주변의 의견 역시 회사에 취직해서는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들 했었다. 그 생각에 나도 동의했었고. 아마 처음 고집에 타협이란 것을 얹지 않았더라면 난 지금쯤 어떤 자리에서 어떤 행위를 하며 어떤 사람들 곁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됐을까? 정말 술상무가 될 수도 있었을까?

"넌 회사원은 안 어울려" 가 급기야는 "술상무"까지... 스물아홉에 끝냈어야할 고민을 이제서야 한다. -.,-;;

그런데 도대체 술상무같다라는 건 어떻게 생긴 걸 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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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apzap 2006/05/11 10:00 수정/삭제/ 댓글

    사진 좋네!!

    어제 홍대바보들은,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2002년 이태리전을 봄, 다시 그때의 흥분을 느낀 후, '취하는건 바다'로 이동, 모듬오뎅이랑 고등어구이 발라먹으며 소주를 마셨찌. 써비스로 usb핸드폰 충전기도 하나씩 받고말이지. 마무리는 에이스에서 개인전 한껨..

  2. zapzap 2006/05/11 10:01 수정/삭제/ 댓글

    우리가 퇴근 후에 걷는 길은 주로 이렇지~ 쿠하하하!!

  3. zapzap 2006/05/11 10:01 수정/삭제/ 댓글

    우리가 퇴근 후에 걷는 길은 주로 이렇지~ 쿠하하하!!

  4. zapzap 2006/05/11 10:01 수정/삭제/ 댓글

    우리가 퇴근 후에 걷는 길은 주로 이렇지~ 쿠하하하!!

  5. zapzap 2006/05/11 10:02 수정/삭제/ 댓글

    아니;;비번 안넣엇더니 안지워져! 위에 리플 두개 지워주셈!!

  6. BlogIcon akgun 2006/05/11 11:39 수정/삭제/ 댓글

    댓글 갯수로 날 위로할 셈이야? 왜 비번을 안 넣고 그러세요. 비번 12345로 넣어놨다, 알아서 삭제하세요. 자신의 흔적은 스스로가 처리....
    월드컵이 한 달밖에 안 남았는데 여기선 무슨 흥으로 본다냐.

    • zapzap 2006/05/12 03:40 수정/삭제

      아니 이보세요~ 12345 넣어도 안지워져;;

    • BlogIcon akgun 2006/05/12 11:52 수정/삭제

      설마.....
      믿은거야??

  7. 고마 2006/05/11 21:25 수정/삭제/ 댓글

    ...사실은 저도... (뭐가 저도???)

  8. 일쭌 2006/05/12 08:36 수정/삭제/ 댓글

    자기가 술상무같다라는건..

    조사하면 다 나왓!!

  9. BlogIcon 대마왕 2006/05/12 10:49 수정/삭제/ 댓글

    술상무는 인상이 좋아야합니다..

  10. BlogIcon akgun 2006/05/12 11:52 수정/삭제/ 댓글

    고마// 그 고충을 깊이 이해하는 바입니다.

    일쭌// 넌 인수 마누라고 밝혀졌어! 구속시킨다이~

    대마왕// 이보더 더 좋을 수는 없다.

  11. BlogIcon spitart 2006/05/12 12:48 수정/삭제/ 댓글

    우석이형 아직도 뽈차요?
    요즘 몸이 너무 근질근질 거리는데, 혹시 경기있음
    저 좀 끼워줘요~

  12. BlogIcon 고마 2006/05/16 02:33 수정/삭제/ 댓글

    누구의 입장에 맞춰진 "저도" 인지 확신하십니까..?
    + u+

  13. BlogIcon 미루키 2006/05/16 12:48 수정/삭제/ 댓글

    술상무..너무 웃겨요 ㅠㅠ

  14. BlogIcon akgun 2006/05/16 14:14 수정/삭제/ 댓글

    고마// 그게 그런 뜻이었단 말입니까? -.,-"

    미루키// 근데 왜 우시는거에요~~

  15. 말이 2006/05/18 18:40 수정/삭제/ 댓글

    또 댓글보다...삼천포 빠짐...
    난 모가 어울릴려나....
    이젠 아줌마의 직업을 가지고 싶기도...겉모양만이 아닌...킄

  16. BlogIcon akgun 2006/05/19 13:24 수정/삭제/ 댓글

    흐흐흐 그게 맘처럼 안 되는 모양이지?
    맘 편히 가지시게. 윗쪽으로도 남은 사람들 많잖아.

  17. dogy 2006/05/19 13:28 수정/삭제/ 댓글

    The way u make us feel.
    생활 곳곳에 작은 행복이 있지 않아요?

    한평짜리 삶에서 백평짜리 행복을 만들 수 있는 건 맘 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

    아.. 근데 난 실제로 백평에서 살잖아!!

  18. BlogIcon akgun 2006/05/19 15:09 수정/삭제/ 댓글

    흣;; 문제는 그 백평집에서 나랑같이 산다는 거잖아!
    언제 독립할 수 있는건데, 우리의 인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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