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등 뒤에선 열띤 토론이다. 내일까지 끝내야 할 급한 일이 있다며 야근을 안 하던 나를 기어이 붙잡아 앉혀 두더니 어수선을 떠는 폼이 제법 큰일을 끝내려나 보다. 두툼한 헤드폰으로 귀를 덮고 마음에도 없는 야근을 한다. 오죽 급했으면 저 수선을 떨까 싶어 꾹 참고 일에 집중하길 얼마일까 눈앞에 놓인 핸드폰이 반짝거린다. 놈들이다. '800멤버' 야귀같은 놈들... 금요일 밤이니 모여서 신이 났을것이다. 안 봐도 짐작이 간다. 아니나 다를까. 그럼 그렇지 마시러 나오라는 둥, 술을 사겠다는 둥, 옆테이블 아기씨가 어떻다는 둥, 그따위 회사 때려치우면 퇴직금은 받게 해 주겠다는둥 둥 둥... 줄줄이 돌아가며 전화질이다. 잔뜩 혀가 꼬불어진 채. 가뜩이나 약올라 죽겠는데 이것뜰이 도움은 못될망정... 불난집에 술을 부어...아니 기름을 -_-;; 뒤틀릴대로 뒤틀린 심사를 가누려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 텅~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 텅 ~ 다 퇴근했다. 욕나온다. 아~~#@%@!##@#%%@%*! 이래서 내가 야근을 안 하는거야. 바쁜 척 ㅤㅂㅘㄹ광을 떨어놓고는 정작 마무리 해야할 인간들은 다 사라져 버리는 거지. 대단하다. 새벽 3시! 이날을 잊지않겠다. (다시금 불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