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배에 살살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드는 걸 보니, 밤이 새어가고 있나보다.
7월 12일에 들어 왔으니 벌써 17일 가량을 보낸 셈이다. 여전히 처리해야할 것들 - 주민등록증 재발급(도대체 어떤 절차가 필요하길래 20일씩이나 걸리는지 공무원 아무나 설명 좀...), 국제면허 발급, 잘 못 결제된 사항들, 부탁받은 A/S, 바이크 처리, 머리자르기...등 - 이 그대로 남아있는 채 시간만 흘러간다.
해질무렵 바이크샵에 있다가 전에 같이 일하던 원화가 친구를 만나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학동에서 강남구청으로 가는 길 왼편의 바이크 매장을 끼고 돌면 나오는 '남도 음식 전문점'이었는데, 살짝 기대를 하고 들어갔지만 가격에 비해 특별날 것 없는 맛이었다. 내가 '북도' 출신이어서 그 미묘한 맛의 차이를 못 느낀 것인지도 모르지만...
팀벅투에 들어가기 전에 봤었으니까 근 10개월만이었다. 소소한 대화를 나누다가 문뜩 그 친구가 결혼을 했다는 것을 알고는 충격을 받았다. 10개월이 짧은 기간은 아니니 그럴 법도 한 얘기지만 어쩐지 이런 일은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란 내가 보내는 주변의 흐름과 저 산 너머, 내가 바라 볼 수 없는 곳에서의 흐름이 전혀 다른 것일 때가 종종 있다.
내 우울은 대부분 이런 사실을 느끼게 될 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명치끝이 살짝 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