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색 나무무늬 테이블에 앉아 19인치 플래트론 이지 티910비 모니터를 응시하는 있는 이 남자는 마치 저승색깔 외투라도 걸친 듯 늘어져 있다.

촉수처럼 의자밖에서 흔들리던 팔을 아무렇게나 뻣으면 닿을만한 거리에 마시다만 500ml짜리 하늘보리 한 병이 뚜껑도 막히지 않은 채 회색의 모니터 옆에 서 있다.

그 아래에는 고장난 복사기가 푸루룩하니 내밷어 놓은 듯한, 알 수 없는 숫자가 가득 메모된 A4 용지가 흩어져있고, 몇 장에는 떨어진 하늘보리 자국이 폭발하는 행성 모양으로 남아있다.

구겨진 말보로 라이트 한 갑, 투명한 일회용 라이터, 반 투명한 진보라색 일회용 라이터, 한 입 가득 꽁초를 물고있는 종이컵...

금방이라도 뚜껑을 뻐끔거리며 "휘바~휘바~"를 외칠 것 같은 자일리톨 껌 한 통.

방금 백화점 쇼핑을 끝낸 다정한 모녀처럼 밝은 기운을 내뿜으며 서 있는 250ml와 80ml 가그린 두 병.

불 꺼진 스탠드 위에 널린, 검은 물을 뚝뚝 떨어뜨릴 듯한 목없는 양말 한 켤레.

어제 벗어놓은 흰색 티 한장이 4년 정도 담배연기와 먼지에 찌든, 오래된 흰색(결코 흰색이 아닌) 벽지를 뜯어서 뭉쳐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있다.



정신없어서 뭘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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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홍대박군 2006/07/24 17:59 수정/삭제/ 댓글

    구당을 치면 조금 나아질거야
    겐세이좀 당하면 정신이 번쩍 들거구... ㅎㅎㅎ

    • BlogIcon akgun 2006/07/24 21:05 수정/삭제

      전화해 봤자 안 받는다.
      디지게 바쁘다.

  2. BlogIcon 대마왕 2006/07/24 23:04 수정/삭제/ 댓글

    이런.. 어제 사논 죠니워커블루는 어쩌라구..

  3. 2006/07/25 00:16 수정/삭제/ 댓글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BlogIcon akgun 2006/07/25 00:46 수정/삭제

      도전은 달게 받겠습니다만... 제 정신상태를 아주 잘 반영했다고 보여집니다만.... 이만..

  4. zapzap 2006/07/25 00:34 수정/삭제/ 댓글

    *리나라 직원일동도 조낸 바뻐! 이거 이거 위로가 되누만. 자~ 오늘도 날밤 까 보끄나!!

  5. BlogIcon akgun 2006/07/25 00:48 수정/삭제/ 댓글

    대마왕// 그게 하루이틀 지난다고 날아가버릴 알콜이라면 너나 마시렴.
    아니면 좀 기둘려바바

    zapzap// 오나전 11시11분이 될때까지 달리는 거다.
    이왕지사 이리된거, 새벽에 만나서 한겜??

  6. BlogIcon 대마왕 2006/07/25 00:59 수정/삭제/ 댓글

    홍대박형이 왜 악플러가 됐는지 이젠 알 것 같아요..

    • BlogIcon akgun 2006/07/25 04:02 수정/삭제

      지금, 내 발길질에 강아지들이 채였다는 얘길 하는 건가요?

  7. BlogIcon 이나영탁구부 2006/07/25 14:39 수정/삭제/ 댓글

    어제 벗어놓은 흰색 팬티 한장이 4년 정도 담배연기와 먼지에 찌든,
    오래된 흰색(결코 흰색이 아닌)....4년을 한장으로...

    • BlogIcon akgun 2006/07/25 18:41 수정/삭제

      같이 잠까지 잔 사람끼리 이거 왜 이러세요.
      오늘밤에 갈테니까 문 잠그지 말고 자~♡

  8. 멋진언니 2006/07/26 00:51 수정/삭제/ 댓글

    비밀문답 왜 안하는거에요? -ㅅ-;; 어차피 내가 아는 사람은 없겠지만;;

    • BlogIcon akgun 2006/07/26 16:00 수정/삭제

      아아아아아~~ 이런 정신머리.
      그 메일 위로 업무용 메일이 세 페이지는 쌓여버렸;; ㅠ.,ㅠ;;

      반드시 해 내고야 말겠습니다.(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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