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일년 넘도록 동고동락하던 두 명의 식구가 떠났습니다. 나머지 식구들은 제3국에 체류중인 관계로 이로써 이 커다란 저택(?)에 꼴랑 저 혼자 남겨졌습니다. 떠나는 택시를 배웅하고 돌아서 들어오는데 현관 계단에 떨어져있는 검은 물체가 보이더군요. 뭔가 하고 봤더니 풍뎅이 종류 같은데 한국에 있는 풍뎅이보다는 조금 큰 놈이었지요. 자세히 들여다 보려고 쪼그려 앉습니다. 생이 다 했던지 배를 드러낸 채 누워있고 그 위에 깨알 같이(사실 개미는 깨알보다 작군요) 덮인 개미떼가 주검을 처리하기 바쁩니다. 그 모습을 한참 내려다 보고 있었지요. 파브르가 떠오르고 bellbug가 떠오르고 그리고 문뜩, akgun이 여기서 꼴깍해도 저 모습과 다를 게 없겠다는 생각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