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장거리 여행을 하신 분들이 많았을 텐데... 화요일이지만 월요일 같은 하루가 만만치 않으시겠습니다.=.,=
이곳에선 뜻하지 않게 사고 소식이 있어서 오늘은 태국의 교통에 관해, 그리고 한국의 교통문화에 관해.

(제목은 bellbug의 패러디! 아이디! 시리즈!!(씩이나;;) 에서 빌렸습니다)
비자 갱신을 위해서 캄보디아에 다녀왔습니다.

악명높은 출퇴근 시간의 길막힘을 피해 꼭두새벽에 출발해서 국경만 살짝 넘었다가 되돌아오는 일종의 여행상품을 이용합니다. 왕복 8시간 정도. 이용자의 대부분이 오전에 잠깐 시간을 내어 다녀오는 식이어서 사정이 열악한 태국의 주변도로(편도 일차선)를 거의 140km의 속력으로 내 달리게 됩니다. 성능 좋은 봉고(가 아니라 '밴'이라고 칭해야 한다던가)이긴 하지만 상당히 위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죠. 어제도 오랜 시간을 깨어있었는데 거의 놀이공원의 특급열차에 앉아있는 기분이더군요.

사고라도 나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건가 싶지만, 베테랑 현지 운전자 답게 무리없이 운전한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이건 이쪽 국민의 운전 습관과 함께 생각해 봐야 하는데 말이죠. 이들은 성격처럼 운전도 우리와는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가장 다른 점은 물론 핸들이 우측에 있고 좌측통행을 한다는 걸테구요. 그밖에 유턴을 바로 옆차선으로 하지 않고 맨 바깥쪽 차선으로 한다는 정도.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로 '여유'를 들 수 있습니다.

'여유'라 그러면 유유자적하며 니나노~ 슬금슬금 니밀니밀(이건 어감이 안 좋군요) 운전하는 걸 상상하실 텐데 그건 아니고 상대가 어떤 식으로 운전하든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표현에 가깝습니다.

이곳에도 폭주하는 운전자는 있습니다.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죠. 심지어 핸들을 레이싱타입(클락션과 에어백이 없고 오로지 바만 있는)으로 바꾼 택시기사들도 많지요. 그런 차들은 엄청난 속도로 앞차의 머플러 냄새를 맡고 다니기 일쑵니다. (이차에 크릉크릉 저차에 크릉크릉) 그런데 이 사람들은 별로 그런데 신경을 안 써요. 어느정도냐 하면 옆 차선을 달리는 바로 앞 차가 내 주행차선을 반 쯤 밟으며 가고 있어도 알아서 피해 갈 뿐 상대차에 신경을 안 씁니다. 우리라면 난리가 나죠. 비키라고 클락션 울리고 추월하며 창 내리고 삿대질에 욕을 퍼붓지 않는 것만도 다행입니다. '저 **! 운전을 저 따위로!!' 라는게 일반적이지만, 이들한테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이미 열악한 교통상황인데 그랬다간 진짜 도로 전체가 아비규환 불지옥이 될지도 모르죠;;)

이곳의 편도 일차선 도로에서 느리게 지나가는 트랙터랄지 오토바이랄지 하는 장애물(?)이 나오면 140에 육박하는 속도를 내기에는 무리가 있는데도 그 속도를 줄이지 않고 거침없이 추월을 합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적당한 간격이라면 반대 차선에서 다가오던 차들도 속도를 줄여주고 그도 안 되면 갖길로 피해주기까지 하거든요.

참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여윱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정도가 아니고 당현하다는 듯한 행동이거든요.

우리라면 어떻든가요? 저 같아도 맞은편 차가 고개만 빼꼼히 내밀어도 신경이 날카로워지는데 말이죠.

이들의 이런 여유는 어디까지나 이곳사람들의 성격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상대와 비교해서 자신을 재단하지 않고, 반대로 나와 비교해서 상대도 재단하지 않습니다. (비교적) 그러니 나보다 나은 존재를 바라보며 자기비하에 빠지지 않는 타입이죠. 경쟁심리 자체가 약하다고 할까요. 상대와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는 것. 이건 우리식이라면 패배자의 논리에 가깝다고 배우지 않던가요. 아니면 도가나 뭐(잘은 모릅니다.) 그런 여유있는 삶의 자세 같은 걸 논할 때 교제화 된 태도죠.

그리고 그런 경쟁심리는 학교, 직장, 운동, 심지어 술 자리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도로위에서 역시 잘 드러납니다.간혹 어떤차가 자신을 추월했는지 두고두고 기억하는 경우까지 있죠. (단순히 속이 좁은 걸 수도 있겠지만;;)

이곳의 비 경쟁적인 태도는 재밌게도 몇 억 짜리 스포츠카와 건드리기만 해도 부품별로 분해될 것 같은 차들이 한데 어울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재패니메이션의 캐릭터로 전체 도장을 한 삐까번쩍한 대형 버스와 산간 오지에서 20년은 운행했을 듯한 낡은 버스도 함께 잘 다닙니다. 오토바이, 개조한 삼륜차, 심지어 리어커까지 한데 어울려 다니며, 그걸 이용하는 사람도 크게 '쪽팔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언뜻보면 난장판인 것 같다가도, 사람사는 세상이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하지 않나 싶습니다. 부자도 가난뱅이도 엄연히 존재하는게 현실이니까 말이죠.



제 3국에 있다가 서둘러 돌아오던 동료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군요. 자세한 사정은 도착해 봐야 알겠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차는 폐차할 수준인가 봅니다. 몇 바퀴 굴렀다고 하니 천만다행인 거지요. 교통사고란게 (많은 분들이 당해보셔서 잘 아시겠지만) 다친 순간에는 통증의 10%, 백분의 일도 안 느껴집니다. 사실이에요. 시간이 지나봐야 알죠. 별 탈 없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경쟁심리. 이거 발전적인, 긍정적인 영향 큽니다. 다들 아는 거죠. 근데, 조금만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많이들 여유를 잃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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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모니토 2007/02/20 12:57 수정/삭제/ 댓글

    형님 잘 지내시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가끔 와서 사는 소식도 보고 갑니다. 타향살이 쉽지만은 않을텐데
    잘 지내시는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 BlogIcon oopsmax 2007/02/20 14:24 수정/삭제/ 댓글

    1. 요즘은 계속 존댓말로 포스팅을 하시네요. 영화 감상문만 빼고. 영화에 대한 예의는? (경어 포스트를 좋아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2. "제 3국에 있다가 서둘러 돌아오던 동료"분 부디 무고하시길.
    3. 며칠간 와* 광렙(?)모드였습니다. 길드원분들의 렙업속도를 따라가느라요. 경쟁심리, 건강을 해칩니다. (그래봤자 겨우 레벨xx)
    4. 우리나라 운전문화 정말 문제 많아요. 그래서 전 면허를 '안' 따고 있어요. (꽥)
    5. 매일매일 행복하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서 제게도 조금만 나눠주시고요. ^ _^;
    p.s. (롹군닷콤의 부록 같은) "bellbug의 패러디! 아이디! 시리즈!!"도 잘 보고 있습니다. 강건하시길. f**c님은 요즘 안 보이시네요? '_';

  3. BlogIcon 대마왕 2007/02/20 16:31 수정/삭제/ 댓글

    개인적으로 57분 고통정보는 높이 평가하고 있음.

  4. BlogIcon akgun 2007/02/20 18:19 수정/삭제/ 댓글

    모니토// 나야뭐 항상 잘 지내지. 어딜가나 너무 잘 지내서 탈이랄까.
    너무 두문불출하지 마시고 좋은 그림 많이 보여주고 그러지?

    oopsmax//
    1. 오락가락 합니다. 그때그때달라요~. 쓰기 시작할 때의 기분에 따라서. 경어사용이 필요하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만 요즘 제 상태로는 또 필요한 것 같고... 횡설수설
    2. 밤쯤에나 도착한다는데 걱정입니다.
    3. 레벨이 깡패인 그 바닥(맨질맨질) 논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저는 아무리 해도 레벨 올리는 데 재미를 못 느끼겠더라구요. 아니지, 막상 할 때는 참 재밌게 하는데 그 렙을 유지하거나 더 올려야지 하는 맘이 안 들어요. 그냥 딱 손 놓으면 그만. 잠깐 짬내서 후다닥 해치우는 게임을 선호하지요.
    4. 제 어릴적 꿈이 '운전하는 여자랑 사귀고 면허증 안 따기'(와우)
    5. oopsmax님도 복 많이 받아서 맞 교환하도록 하지요. 세상에 꽁짜가 어딨어!!
    저도 요즘 뜸한 zapzap과 flic 소식이 궁금합니다. 둘리나라가 무슨 일은 벌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대마왕// 몇몇 히트가 있기는 하지.

  5. 유현아와김은경 2007/02/20 18:18 수정/삭제/ 댓글

    .

    • 보고싶다 2007/02/20 18:20 수정/삭제

      아이디 개발의 달인으로 거듭나는 나.

    • BlogIcon akgun 2007/02/20 18:20 수정/삭제

      이건 또 무슨 짓이야!!!

    • BlogIcon akgun 2007/02/20 18:21 수정/삭제

      버럭버럭버럭!!

    • 음냐 2007/02/20 18:21 수정/삭제

      주인장과 실시간 채팅을 하다니 기분 나쁘다

    • 과메기조나단 2007/02/20 18:21 수정/삭제

      주인장과 관련된 이름을 기억하고있습니다

    • BlogIcon akgun 2007/02/20 18:22 수정/삭제

      사실 행복하지?

    • BlogIcon akgun 2007/02/20 18:22 수정/삭제

      얼굴 빨개진거 봐! 쓸데 없는 안동간 망둥어는 잊지 쫌!!

    • 까치설 2007/02/20 18:23 수정/삭제

      기분나쁘다 X밟은 기분

    • (주)한국일본 2007/02/20 18:24 수정/삭제

      이건 뭐 비번을 안다니 글을 지울 수도 없는 시스템...

    • BlogIcon akgun 2007/02/20 18:24 수정/삭제

      찍어 먹어 봐야 맛을;;

    • BlogIcon akgun 2007/02/20 18:25 수정/삭제

      아니 회사에 할 일 없어?
      박지성 오늘 경기 안 하나?
      저녁은 드셨구요?

    • 박쥐성의비밀댓글 2007/02/20 18:27 수정/삭제

      마감은 끝났구요 박지성은 설날 새벽에 나왔답니다.
      그리고 저녁은 먹을 사람이 없어서 굶고 있어효

    • BlogIcon akgun 2007/02/20 18:29 수정/삭제

      로비에 미스코리아들 안 왔나? 같이 저녁 먹자 그러지?
      아니면 오늘도 야식빵을 딴 직원이 두 개 먹어버린 거야?

    • BlogIcon akgun 2007/02/20 18:31 수정/삭제

      이거 이거...MSN을 다시 깔던지 해야지..
      반년 이상 안 했더니 채팅이 고팟나 보다.

    • MSG메신저 2007/02/20 18:32 수정/삭제

      MSN 레어아이템 악군.

    • BlogIcon akgun 2007/02/20 18:33 수정/삭제

      아니! 그런 전문용어를 다 아시네요? 신기한데...??

    • 홍대에이스골프장 2007/02/20 18:34 수정/삭제

      이거 원... 홈페이지가 걸레가 되어 버렸네... 내것도 이렇게 될까 두려움...

    • BlogIcon akgun 2007/02/20 18:35 수정/삭제

      http://bellbug.com 을 말하는 거야?

    • 둘리놔라 2007/02/20 18:39 수정/삭제

      악플보다 무서운 무플에 쓰러진 홈피...

    • BlogIcon akgun... 님의 말 2007/02/20 18:41 수정/삭제

      그러니까 평소에 꼬리(ㅅ말)를 잘 흔들었어야지!

    • 박사장이 2007/02/20 18:42 수정/삭제

      일층 당구장에서 한게임 하자는데? 일층당구장... 묘한 뭔가가 있지만 당구비가 1000원 이상이면 쀍

    • BlogIcon akgun... 님의 깊이있는 답변 2007/02/20 18:46 수정/삭제

      묘한 뭔가라니? 응? 응? 뭐야? 혹시 카운터에?

    • 패자는메디슨카운터다리로 2007/02/20 18:48 수정/삭제

      일층당구장 매우 희귀하거든

  6. 리효리 2007/02/20 18:22 수정/삭제/ 댓글

    잼없다...

  7. 미스코리아줌마 2007/02/20 18:30 수정/삭제/ 댓글

    미스코리아 나랑 안놀아줘....눈높이가 안맞아

    • 미쳐 2007/02/20 18:31 수정/삭제

      실수

    • BlogIcon akgun 2007/02/20 18:32 수정/삭제

      놀자고 얘기는 해 보셨구요?
      눈높이라... 음... 그 높이가 눈 보다 낫;;

  8. 이새미야 2007/02/20 18:42 수정/삭제/ 댓글

    내가 이새미...
    보고싶다..sm동준..

  9. 이세미와공 2007/02/20 18:43 수정/삭제/ 댓글

    푸하하하하 ㅋㅁㅋ

  10. 김은경 2007/02/20 18:46 수정/삭제/ 댓글

    오빠 왜이래....실망이야

  11. 사골처녀와영인이는 2007/02/20 18:48 수정/삭제/ 댓글

    도데체 어떻게 시집갔는가?
    안갔는가!!!!~~

    • 이세미 2007/02/20 18:49 수정/삭제

      영인이 이년!!!!

    • 월드오브워크래용짱구 2007/02/20 18:52 수정/삭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 의뢰 하였습니다. 님 그만 하세요

  12. SM신동준 2007/02/20 18:50 수정/삭제/ 댓글

    후~~못잊겠어...
    유부녀라도 돌아와라...
    받아준다~

  13. BlogIcon akgun... 님의 마지막 답변 2007/02/20 18:51 수정/삭제/ 댓글

    그만 그만!!
    알았어. 내가 졌다. 내가 MSN을 까께! 응?

  14. 사골김태균 2007/02/20 18:52 수정/삭제/ 댓글

    네가 부담스러웠어...
    신김치가 생각나...

  15. BlogIcon akgun... 님의 진짜 마지막 답변 2007/02/20 18:54 수정/삭제/ 댓글

    미치겠다 신똥.
    피씨에 '웃기는 아이디 씨리즈'라는 폴더 있지? 그지?

  16. 沙丘 2007/02/21 01:11 수정/삭제/ 댓글

    태어나서 이런 거 처음 봐요.
    역시 세상엔 숨어있는 기인이 많아...

  17. BlogIcon akgun 2007/02/21 03:33 수정/삭제/ 댓글

    저도 이런 경험 처음입니다.
    만만찮은 정신상태임을 모르진 않았지만...절래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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