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걱정이 많으신 눈치다. 길어야 여섯 달, 당신의 둘째 아들이 가야하는 곳이 불과 두어 시간 비행 거리일 뿐이고 지천에 한국관광객이 넘쳐난다는, 심지어는 한국 화폐까지 유통된다는 그런 곳이지만 당신의 지난 세월로는 그저 멀고먼 이국땅에 둘째 아들을 떼어보내는 일일 뿐인거다. -어쩌면 장남을 이민보내던 그 기억이 아직 남아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여러번 전화가 오고 언제쯤, 몇시에 집에 들를 거냐는 물음이 이어진다. 일요일 아침 일찍 들르겠노라는 둘째 아들은 해가 뉘엇뉘엇 지고서야 초인종을 누른다. 동남아에 창궐한다는 각종 병원균을 위해 '독감 예방주사' 한 방 맞아주는 것으로 둘째 아들은 어머니의 걱정을 좀 덜어드리기로 한다. 날카로운 주사바늘이 피부에 꽂히고 약이 주입될 동안 어머니는 그 따끔한 통증을 공유하시는 듯 아들 옆에 서서 지켜보고 계신다. 그러고도 걱정이 가시지 않으시는지 "가서.... 여자 조심해라" "네? (0_0;;)" 뜻밖의 당부에 잠깐 놀랜다. 당신의 둘째가 서른을 넘겼고 아직 총각이며, 신체 건강한 남성임을 알고 계시는거다. 그리고 또, 그 때문에 불안하신거다. "뭐, 이참에 우리 집안도 동남아 며느리 한 번 보죠 뭐..." 라는 농담에 뜻밖의 진지한 대답이 돌아온다. "차라리 며느리는 괜찮은데... 그쪽 여자들 병이 많다고 하던데...." "에??" 내 행실이 도대체 어떠 했길래 이런 걱정꺼리 들이 생기는 것일까. 친구들도 한결같이 '일본제 콘돔'을 추천하더라. -_-;; AIDS !! 그리 먼 얘기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