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걱정이 많으신 눈치다.

길어야 여섯 달, 당신의 둘째 아들이 가야하는 곳이 불과 두어 시간 비행 거리일 뿐이고 지천에 한국관광객이 넘쳐난다는, 심지어는 한국 화폐까지 유통된다는 그런 곳이지만
당신의 지난 세월로는 그저 멀고먼 이국땅에 둘째 아들을 떼어보내는 일일 뿐인거다.
-어쩌면 장남을 이민보내던 그 기억이 아직 남아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여러번 전화가 오고 언제쯤, 몇시에 집에 들를 거냐는 물음이 이어진다.

일요일 아침 일찍 들르겠노라는 둘째 아들은 해가 뉘엇뉘엇 지고서야 초인종을 누른다.


동남아에 창궐한다는 각종 병원균을 위해 '독감 예방주사' 한 방 맞아주는 것으로 둘째 아들은 어머니의 걱정을 좀 덜어드리기로 한다.

날카로운 주사바늘이 피부에 꽂히고 약이 주입될 동안 어머니는 그 따끔한 통증을 공유하시는 듯 아들 옆에 서서 지켜보고 계신다.

그러고도 걱정이 가시지 않으시는지

"가서.... 여자 조심해라"

"네? (0_0;;)"

뜻밖의 당부에 잠깐 놀랜다. 당신의 둘째가 서른을 넘겼고 아직 총각이며, 신체 건강한 남성임을 알고 계시는거다.
그리고 또, 그 때문에 불안하신거다.

"뭐, 이참에 우리 집안도 동남아 며느리 한 번 보죠 뭐..."

라는 농담에 뜻밖의 진지한 대답이 돌아온다.

"차라리 며느리는 괜찮은데... 그쪽 여자들 병이 많다고 하던데...."

"에??"









내 행실이 도대체 어떠 했길래 이런 걱정꺼리 들이 생기는 것일까.

친구들도 한결같이 '일본제 콘돔'을 추천하더라. -_-;;


AIDS !! 그리 먼 얘기가 아니다.

Trackback :: http://rockgun.com/tt/trackback/372

  1. bambam 2005/10/17 13:36 수정/삭제/ 댓글

    잘다녀오세효~

  2. zapzap 2005/10/17 13:39 수정/삭제/ 댓글

    쿠하하하...조낸 조심하는거다.

  3. zapzap 2005/10/17 13:41 수정/삭제/ 댓글

    부모님은, 떨어져있어도 자식들이 뭐하고 다니는지 다 아시는거야. 역시...

  4. BlogIcon 연이랑 2005/10/17 14:32 수정/삭제/ 댓글

    어머니 말씀 명심해야 겠네요 ^^;;

  5. 대마왕 2005/10/17 14:43 수정/삭제/ 댓글

    조심하세요.
    저도 그 부분이 가장 걱정입니다.

  6. BlogIcon bellbug 2005/10/17 16:01 수정/삭제/ 댓글

    역시 어머니는 다 알고 계셨던거시다!!

  7. BlogIcon akgun 2005/10/17 16:04 수정/삭제/ 댓글

    ㅜ.,ㅜ;; 이거 분위기가 왜이래!!!

    bambam// 잘 다녀오겠습니다.

    zapzap// 너 뭐하고 다니는지 정여사한테 다 까발린다! -_-*

    연이랑// 저 그런사람 아니거든요

    대마왕// 아니, 형은 조류독감이 무섭단 말이지.

    bellbug// 그사이 벌레까지 나타나서 분위기를..-_-

    이거보세요들... 저 그런사람 아니거든요?

  8. BlogIcon oopsmax 2005/10/17 18:27 수정/삭제/ 댓글

    부디 몸조심하세요. 글에서 느껴지는 어머님의 인상이 참말로 좋습니다. 부러워요.
    (걱정 안 하시게 알아서 잘 하시길. 선수는 즐겨도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흣;)

  9. comixs 2005/10/18 08:22 수정/삭제/ 댓글

    그런데 가면 한국남자들한테 여자들이 달려든데요
    조심하는건 당연하죠
    마늘 한꾸러미들고 가세요...혹시 싸스도 무찌르는데
    조류독감도 효과가.....ㅋㅋㅋ

    생마늘 하루에 한통씩만 드시면 아마도 여자들 근처도 안올듯 하네요
    처방약이 나왔네....음....마늘이 최고야

  10. 상원양 2005/10/18 11:56 수정/삭제/ 댓글

    정확히 어딜 가는건데?
    독수리 오형제가 있는데 무신 걱정들이 그리 많이신지..

  11. BlogIcon akgun 2005/10/18 12:27 수정/삭제/ 댓글

    oopsmax// 제 공무원 여동생이 옆에서 얼마나 쫑알쫑알 거렸으면 구시대 어머님께서 그런 우려를 다 하시겠습니까. 내가 이래서 공무원을 싫어해.(역시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시는 군요. 선수금 드리겠습니다.)

    comixs// 오호~ 마늘을 하루에 한 통씩이나? 저를 정말 짐승(곰)으로 보신거에요?
    전 이국적으로 생겨서 한국 남자인지 모를꺼에요 -_-;;

    상원양// 정확히 '해외'
    독수리 오 형제는 자위대 소속이다 -_-;;

  12. BlogIcon 연이랑 2005/10/18 13:38 수정/삭제/ 댓글

    쿠쿠쿠...

  13. 말이 2005/10/19 09:39 수정/삭제/ 댓글

    갔슴둥??? 잘적응되고 있습니까?? ㅋㅋㅋ
    그쪽야그 기대함메~

  14. BlogIcon akgun 2005/10/21 12:26 수정/삭제/ 댓글

    연이랑// 쿠우쿠우쿠우...

    말이// 일단 용돈을 좀 보내다오!

  15. dogy 2005/10/25 02:54 수정/삭제/ 댓글

    캐나다제 도깨비 콘돔을 따라올 자 없습니다.
    아.. 어딜 가나 일 하기는 싫다.

  16. BlogIcon akgun 2005/10/25 10:28 수정/삭제/ 댓글

    운동 열심히 하면서 무슨 불만인가.
    캐나다제가 그리좋아?? @.,@;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