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바치는 소녀

Photo 2005/10/29 14:05
이곳은 불교국가인 탓에 - 국민의 90%이상이 불교 신자이며 사회통념상 남자는 일정기간 동안 불교에 입적해서 승적을 갖도록 되어있다. - 도시 곳곳에서 심심찮게 제단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의 불상과는 다소 다른 형태를 하고있어서 이색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조금 큰 건물엔 거의 모두 제단이 차려져 있어서 어디서나 그 화려한 색상이 눈의 띈다.
아침 공양을 드리는 소녀.

그녀는 가던길을 멈추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방향을 바꾼다. 그리곤 노상에 흔하게 널려있는 좌판으로 향한다. 음식을 파는 보통의 노점과는 다르게 그곳은 풀잎에 싸인 작은 음식들이 일회용 그릇에 담긴채 비닐에 싸여 진열되어있다. 진지한 표정으로 그 중 하나의 가격을 묻는다. 그리곤 호주머니에서 구깃해진 지폐 몇 장을 꺼내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는 잠시동안 들여다 본다. 무언가를 다짐한 듯 표정이 바뀐다. 지폐를 든 손아귀을 움켜쥐더니 잠시 기다리란 손짓을 남기고 어딘가로 급히 달려간다. 노점들 사이를 헤치며 돌아오는 그녀의 손엔 한 묶음의 꽃이 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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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oopsmax 2005/10/30 00:32 수정/삭제/ 댓글

    악군님도 불가에 귀의하게 되시는 것 아닐지.
    종교가 일상이 되어있는 곳이란 어떤 느낌일까.

  2. BlogIcon akgun 2005/10/30 10:19 수정/삭제/ 댓글

    전 이미 '출가 외인' 입니다. 오래전 일이지요.
    이곳은 나름대로 빌딩숲속인 탓에 종교적인 일상을 느끼기에 적절하지 않아요.
    해서, 오늘은 사원 순례를....

  3. BlogIcon 연이랑 2005/10/30 15:39 수정/삭제/ 댓글

    전 종교가 없지만..불교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4. BlogIcon akgun 2005/10/30 21:23 수정/삭제/ 댓글

    저도 사원에 풍기는 향 냄새에 익숙한 편이고
    무릎꿇어 인사하는 것에도 익숙하며
    합장하고 고개숙이는 것에도 익숙하죠.
    그것이 불교의 격식에서 출발했다하더라도 말이죠.
    - 과연 불교에서 시작되었는가 라는 것 조차도 사실은 논의해 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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