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 홍대 방을 빼고 돌려받은 전세금 6,000만원을 들고 해외로 도주하고픈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뼈라도 고국에 묻으려면 빚은 갚고 나와야 했다. 덕분에 6,000은 잠깐동안 내 주머니를 허망하게 부풀려 놓은 뒤 다시 차가운 은행 금고로 돌아갔다. 이로써 다시 플러스 인생으로 돌아섰지만 가진 거라곤 박스 채로 창고에 쌓인 이삿짐과 그동안 원금 상환해서 남은 몇 백, 그리고 주머니에 묻은 6,000의 돈냄새 뿐이다.
허망한 서른...서른...서른? 근데 내 나이가 올해 몇 이더라?
+ 바이크 - 온도계 수은주만큼이나 바이크 가격도 떨어져서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1100cc 바이크를 400cc가격 밖에는 쳐줄 수 없다는 황당한 얘기를 듣고 발길을 돌렸다. 그렇잖아도 평생 타려했던 녀석을 중고로 처분하려니 속이 쓰리던 참이었는데 헐값에 내어 놓으라니 덜 자란 자식 새우잡이 배에 팔아먹는 기분같아서 착찹하더라(돈 많이 주면 자식을 새우잡이로 팔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바이크 연식으로 봐서는 주인장보다 고령인 셈이지만 어쨌든 팔지는 않기로 했다. 기름 가득 채우고 캬브레터 비우고 베터리 뼌 채 마당 한 구석에 얌전히 모셔두고 나왔다.
녀석이 바지 가랑이라도 잡을 듯해서 차마 돌아보지 못했다.
+ 헤어스타일 - 석 달간 이곳에 있으면서 차마 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머리를 자르는 일이었는데, 이유인 즉슨 이곳 미용실에 머리를 맡겼다가는 목을 통채로 잘라내고 '원주민 No.23 타입'으로 교체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었다. 이래뵈도 존심강한 대한민국 국민(의 외형)으로 남고 싶다 . 덕분에 덥수룩한 머리를 하고 귀국을 했더니 공항에 마중나온 친구들 왈 "어제 보고 또 보는 것같다"라는 다정한 멘트를 날리더라. 내가 평소에 이리 지저분 했드냐. -.,-;; 문제는 단골 미용실에 들렀을 때 "이번엔 다른 스타일로 해보죠"라는 담당 미용선생의 말을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였다는 거다. 친구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머리를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더라. '그래, 몇 달만에 들어왔으니 놀아는 주겠다'라는 표정이랄까.
아무래도 원주민 No.23으로 살아야하지 싶다.
+ 의상 - 청바지 두 벌과 반팔 둘, 민소매 둘로 버티던 생활이었지만 헤어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차마 이곳에서는 옷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이곳 사람들 특유의 디자인 센스란 도저히 소화 못하 않하고 싶은 마음에서 였는데 덕분에 이곳 친구들(원주민)은 나를 보면 냄새부터 맡아 보더라. "가정부가 매일 빨아준다고~"라는 거만한 변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정부는 있는데 옷이 없어?'라며 비웃는 안 믿는 눈치다. - 이런 디테일한 대화가 가능하던가-.,-? 아무튼 귀국해서 머리를 자르던 날 건대 거리를 지나다가 맘에 쏙 드는 스타일의 옷을 발견하고 마네킹을 홀딱 벗겨서 사 입었다. 원주민 녀석들 이제는 냄새 안 맡겠지. 그러나 한국 친구들의 반응은 역시 '그래 이번만 놀아줄께'였다.
그래, 이곳에서 살다보니 게이 스타일에 익숙해졌다는 것은 인정한다.
+ 블로그 - bot을 스팸등록했더니 방문자가 1/3로 줄었다. 33%줄었다는게 아니라 33%남았다. 주가 폭락했으니 투자는 지금이 적격.-.,-;; 뭐 간단히 말해서 그동안의 방문객은 모두 기계였다는 말씀. 설마, 댓글까지 기계 따위가 달고 있었던 건가?
인간이 그립다.
허망한 서른...서른...서른? 근데 내 나이가 올해 몇 이더라?
+ 바이크 - 온도계 수은주만큼이나 바이크 가격도 떨어져서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1100cc 바이크를 400cc가격 밖에는 쳐줄 수 없다는 황당한 얘기를 듣고 발길을 돌렸다. 그렇잖아도 평생 타려했던 녀석을 중고로 처분하려니 속이 쓰리던 참이었는데 헐값에 내어 놓으라니 덜 자란 자식 새우잡이 배에 팔아먹는 기분같아서 착찹하더라(돈 많이 주면 자식을 새우잡이로 팔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바이크 연식으로 봐서는 주인장보다 고령인 셈이지만 어쨌든 팔지는 않기로 했다. 기름 가득 채우고 캬브레터 비우고 베터리 뼌 채 마당 한 구석에 얌전히 모셔두고 나왔다.
녀석이 바지 가랑이라도 잡을 듯해서 차마 돌아보지 못했다.
+ 헤어스타일 - 석 달간 이곳에 있으면서 차마 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머리를 자르는 일이었는데, 이유인 즉슨 이곳 미용실에 머리를 맡겼다가는 목을 통채로 잘라내고 '원주민 No.23 타입'으로 교체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었다. 이래뵈도 존심강한 대한민국 국민(의 외형)으로 남고 싶다 . 덕분에 덥수룩한 머리를 하고 귀국을 했더니 공항에 마중나온 친구들 왈 "어제 보고 또 보는 것같다"라는 다정한 멘트를 날리더라. 내가 평소에 이리 지저분 했드냐. -.,-;; 문제는 단골 미용실에 들렀을 때 "이번엔 다른 스타일로 해보죠"라는 담당 미용선생의 말을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였다는 거다. 친구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머리를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더라. '그래, 몇 달만에 들어왔으니 놀아는 주겠다'라는 표정이랄까.
아무래도 원주민 No.23으로 살아야하지 싶다.
+ 의상 - 청바지 두 벌과 반팔 둘, 민소매 둘로 버티던 생활이었지만 헤어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차마 이곳에서는 옷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이곳 사람들 특유의 디자인 센스란 도저히 소화
그래, 이곳에서 살다보니 게이 스타일에 익숙해졌다는 것은 인정한다.
+ 블로그 - bot을 스팸등록했더니 방문자가 1/3로 줄었다. 33%줄었다는게 아니라 33%남았다. 주가 폭락했으니 투자는 지금이 적격.-.,-;; 뭐 간단히 말해서 그동안의 방문객은 모두 기계였다는 말씀. 설마, 댓글까지 기계 따위가 달고 있었던 건가?
인간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