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을 꽤나 재밌게 봤었다. 덕분에 장백지나 최민식 영화를 챙겨보는 편이며 대체로 그들의 연기에 만족하고 있고...감독인 송해성도 기대를 하는 편이었더랬다. 그러나 후속작 '역도산'은 그저 그랬고, 이번 편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올해 내가 본 최악의 한국 영화가 될 것 같으다. - 얼마전에 봤던 <원탁의 천사>나 movies/korea 폴더에 있지만 열어보지도 않은 <가문의 부활>등은 그냥 논외로 하자.

진부한 이야기에 진부한 연출 진부한 대사의 진부 삼박자, 공감대가 전혀 형성되지 않는 전개하며, 설득력도 없는 캐릭터들...

세상엔 단 한번 눈맞춤으로도 필이 확 꽂혀서 불타오르게 되는 사랑도 있다지만 이들의 사랑엔 아.무.리 마음을 열고 보아도 도.무.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너 알겠지? 너하고 그 아이하고 많이 닮은 거" 라고 단 한 번, 단 몇 분 본 사람 사이를 엮는 어거지 하며, 좋아하는 여자 수술비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고 그걸 다 뒤집어 쓴 것도 모자라서 몇 번 면회 온 여자랑 '사랑합니다'라고 되기까지... 김밥 나눠먹고 과거좀 오픈하면 되는 건가?

마음에 남는다는 것, 마음을 울린다는 것, 이런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랑합니다'라는 대사 몇 백번 나와도 사랑영화 되는 거 아니다. '우는 장면' 아무리 많이 나와도 슬픈영화 아니다. '복면 씌우고 목에 줄 메다는 사형수' 나온다고 죽는게 두렵다고 느끼는 것 아니다.

과거의 작품에 연연할 이유는 없지만, 송해성 감독은 아무래도 <파이란>이 왜 잘 만들어졌는지 스스로 분석이라도 해야할 노릇같다.

Trackback :: http://rockgun.com/tt/trackback/630

  1. 흠~ 2006/12/28 14:27 수정/삭제/ 댓글

    정말 좋죠. 파이란.
    제가 손꼽는 영화중 한편이기도 해요.
    장백지, 그녀의 낮은 목소리가
    오랜동안 떠나지않아 괴로워하기도 했더랍니다.
    침 매력적이예요. 그녀의 목소리.

  2. Rin 2006/12/28 14:37 수정/삭제/ 댓글

    저도 파이란을 보고 어찌나 감동을 먹었던지...;ㅅ;
    영화보고 곧잘 짜는 편인데도
    우행시는 그냥저냥 그랬습니다.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가 보고 싶네요.
    우울한데 파이란을 한 번 더 볼까...?

  3. akgun 2006/12/28 15:58 수정/삭제/ 댓글

    흠~// 이 영화와 파이란은 상당히 대조적인 느낌입니다.
    말도 안 통하고 단 한 번 만나지도 못하는 사이.
    매번 만나고 이야기하고 눈빛을 나누는 사이.
    근데도 파이란과 강재의 마음이 훨씬 오래 남아요.
    장백지가 이나영보다 연기를 잘하나 봅니다. -.,-;;

    Rin// 저도 다시 봐야겠어요.
    이런영화 저런영화 만이 보고 있는데
    역시 중간중간에 한번씩은 감동적인 옛 영화를 봐 줘야 리듬이...

  4. 대마왕 2006/12/28 17:58 수정/삭제/ 댓글

    이나영은 이제 '네 멋대로 해라'에 나오던 캐릭터로 굳은 거 같네요.
    연기 못하는 배우가 제 자리 잡았다는 생각도 들고.

  5. 홍대박군 2006/12/28 18:58 수정/삭제/ 댓글

    그러니까 내말이~
    송해성은 구라꾼이야
    첫번째 연출작 <카라:김희선, 송승헌>, 역도산(내가써도...ㅆㅂ..)우행씨?(썃따겟따빡컵!~)
    정말 파이란은 좋아하지만, 그건 운이었을거야
    우선 시나리오는 원작이 있는거에다가 각색을 김해곤(연애참 감독)이가 했자녀~
    글구 비환데, 송해성감독은 파이란찍을때 배우들과 마찰이 꽤 많았지...
    오죽하면 일등공신인 공형진을 중도하차까지 시켰을까?
    자칫 아주 어두운 영화가 될뻔했는데 그의 애드립이 조절을 해줬는데
    송감독은 졸라 싫어했다네? 그래서 촬영중간에 짤랐는데 스탭들이
    공형진 애드립이 좋다고 다시 데려오자했다네?

    결론은
    송감독은 구라꾼...
    난 박구라...

  6. akgun 2006/12/28 20:02 수정/삭제/ 댓글

    대마왕// 이나영은 느낌은 좋은데 아무래도 연기 패턴을 바꾸지 않아서는 CF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보이지?
    너무 보이시해서 그런가...

    홍대박군//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는 어디서 줏어 듣는거냐?
    블로그 한 쪽 내줄테니 연재하렴.
    근데 아무래도 그 얘기가 맞지 싶다. 우행시 보고는 좀 심하다는 느낌이야. 시나리오도 문제지만 전혀 얘기에 몰입이 안돼. 전달하려는 이야기의 깊이가 없달까. 그냥 설렁설렁 표면만 그리고 있어서 밑둥이 안 느껴져. 애써 괜찮은 구석을 찾아보려 해도 완전 무리.

    구라로 따지면 너보다는 훨씬 단수가 높지 싶다.

  7. 대마왕 2006/12/29 02:18 수정/삭제/ 댓글

    콘스탄트 가드너 보세요.
    죽음입니다.

  8. akgun 2006/12/29 12:21 수정/삭제/ 댓글

    영화는 넓고 할일은 많다. .....라던가.
    일단 콜래트럴 부터 보고.

  9. 이화자 2007/01/02 00:47 수정/삭제/ 댓글

    ..한국에 있는 나보다도 한국 영화를 더 많이 보고 있는 듯. 소설은 안 읽어봤지만 원작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난 공지영 소설 별로 안 좋아함.

  10. akgun 2007/01/02 05:12 수정/삭제/ 댓글

    나도...
    내가 읽은 공지영 소설도 별로 였어. 뭐였는지 기억도 안 나네..-.,-;;
    이렇든 저렇든 각색을 했다면 각색의 실패, 원작 그대로라면 선택의 실패, 감독이 책임을 모면킨 어렵겠지요.
    출국 준비는??

  11. bambam 2007/01/02 21:12 수정/삭제/ 댓글

    저도 파이란감독이라 기대하고 갔다가 실망하고 왔는데 여친을 엄청 울었다더군요~ 역시 사람마다 ...

  12. akgun 2007/01/02 23:56 수정/삭제/ 댓글

    흠... 영화 감상문에 대한 동조인 듯 읽히지만 사실은 여친이 생겼음을 은근히 내비치는 참으로 뭉흉스런 댓글이군요.
    손수건 준비하고 들어가신 분들께서는 알흠다운 강동원과 씩씩한 이나영이 짜 주시는 눈물의 타이밍에 동조 못하실 것도 없겠지요. 문제는 감독한테 관심이 있었던 분들인 걸테구요.

    새해 복 만땅...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