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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아날로그 시계 중에서 흔들면 테옆이 자동으로 감기는 손목시계가 있었다. 움켜쥐고 흔들면 잔모래 알갱이들이 들어있는 것 처럼 샤락샤락 흔들리던 그 느낌이 좋았었다. 그렇게 몇번 흔들어주고 초침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한칸 한칸 넘어가는 초침의 움직임이 큰 소리가 되어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질 때도 있었다. 귓가에 가져가보면 책책거리는 아주 작은 소리가 소라고동 속 파도소리 처럼 정겨웠다. 덕분에 상당히 무거웠음에도 묘한 매력을 손목에 달고 다니는 느낌이있었다.
요즘의 시간은 거의 핸드폰과 모니터 한켠의 시계가 해결해 준다. 이 디지탈 시계들은 어찌나 조용한지 존재감이 없다.
어릴적 시험공부를 하거나 머리가 무척 아펐을 때 벽시계가 냈던 그 울림, 머릿속에 에밀레 종이라도 들어가 있는 듯한 그 괴로움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환청으로 들릴 지경이다.


아침까지 일 넘겨주기로 했는데 쫓아오는 시침소리 조차 없으니 일이 줄어들 생각을 않는다.
긴장감을 위해서라도 아날로그가 좋다는 얘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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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이랑 2005/03/02 02:51 수정/삭제/ 댓글

    결국 일 못끝냈다는 핑계를 재밌게 하시네요 ^^;;

    울집에도 어릴때 저런 시계가 있던걸로 기억되요

  2. akgun 2005/03/04 03:42 수정/삭제/ 댓글

    -_-;; 그..그러게 말입니다. 핑계가 쫌 길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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